뉴질랜드 방문기 Ⅸ

예정된 헤어짐, 커지는 아쉬움...

by rael

뉴질랜드 6일 차 (2024. 12. 26일)

처음 뉴질랜드 땅을 밟았을 때의 감동은 접어두더라도,

7일이나 싶었던 시간들이 이제 하루밖에 안 남았네, 로 바뀌었다.

가뜩이나 긴장하고 조심스러웠던 그곳에서 나의 몸이 익숙해질 때쯤 K의 가족과 타우랑가와 뉴질랜드와 작별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왔다.


오늘은 여유 있게 아침을 먹고 귀국 준비와 온천 나들이를 할 참이었다.

물론 귀국 준비랄게 다른 게 없다. 그곳에서만 구입이 가능한 물품 혹은 한국에서는 비싸지만 그곳에는 좀 저렴? 하게 살 수 있는 것, 가까운 지인에게 줄 수 있는 물품 구입하는 정도..

K부부가 안내했던 매장은 관광객을 위한 곳이 이라기보다 현지인들을 위한 생필품 대형 매장인 듯했다.

매장 내 빼곡히 진열된 상품들과 상품의 가치와 가격을 알리는 이름표들이 붙여진 모습은

흡사 우리나라의 올리브영을 연상케 하기도 했다.

맨 처음 눈에 들어온 것은 넷 검색에서도 추천하고 K도 추천한 ‘마누카꿀’이었다.

꿀이 거기서 거기 아닌가 싶었지만 그곳에서는 개봉이 어려워 맛보지 못했지만 나중에 귀국해서 확인하니

우리나라에서 흔히 보는 꿀과는 비주얼 자체가 다르기도 했고 같은 상표의 마누카꿀을 구입하려고 검색하니 매장마다 다소의 차이는 있었지만 현지 구입가격 두 배가량의 차이가 났었다.

물론, 태평양을 거쳐오는 과정을 생각하면 마냥 비싸다고만 할 수 없는 것도 있는듯하여 이해하기로 했다.


이것저것 필요에 의해서 담는다지만 충동구매의 브레이크는 언니가 걸어줬다.

‘여기서만 살 것도 아니고 그거 케리어에 다 담겠나?’

한마디에 매장을 통으로 들고 오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덜 필요한 상품을 제자리로 돌려보냈다.

역시 쇼핑은 어디서나 즐거움이다. 그리고 사지 못하는 것은 언제나 아쉬움인 것이다.


매장을 나와서 점심 먹으러 가는 길에 이모의 마음을 아는 듯,

K의 도움으로 성탄절인 어제 가보지 못했던 성당을 갔다.

‘St. Mary Immaculate Catholic Church’

어제와 다른 날이기도 하고 미사 시간이 아니여서인지 두어 군데의 출입문을 열어보았으나 성당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성당의 외관도 우리나라와 조금 다르긴 했으나 넷검색해 보니 내부는 철제 골격으로 우리나라의 성당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다. 성탄절날 못 가본 것이 많은 아쉬움으로 다가오긴 했었다.


내일이면 이곳을 떠나야 하는 아쉬움이 차창밖으로 보이는 모습들을 눈에 새겨두게 만들었다.

TV에서나 봤을법한 푸른 하늘과 드넒은 들판 위로 풀을 뜯는 양들의 목가적인 풍경,

서부영화에서 많이 본 듯한 나무집과 그 집 앞 소들(아! 영화에서는 '말'이긴 했었지),

단층 구조로 자연과 레벨이 맞춰진 주택들,

여름이라기에는 다소 우리의 가을 같은 여름을 즐기는 현지인들,

집집마다에서 가꾼 잔디와 꽃들이 담을 넘나드는 풍경들....

설명할 수 없는 그곳의 많은 그곳을 눈에 담아본다.

혼자만의 감상이 넘칠 때는 가족들과 그 신기함을 나누기도 했었던 기억이 난다.


해가 뉘엿뉘엿할 때쯤 마운트 망가누이 산아래 자리 잡고 있는 ‘마운트 핫 솔트 워터 풀’ 온천을 갔다.

뉴질랜드 방문 전 K가 미리 온천에 갈 예정이라고 해서 언니가 서둘러 수영복을 장만했었다.

사이즈를 달리 한 세 모녀의 알록달록 수영복.

'어떻게 입지? 못 입을 것 같아'

수영이 너무 배우고 싶어서 어쩔 수 없이 수영복을 입었던 것이 20년 전이다.

이제 와서 다시 수영복 입을 생각을 하니 ‘차라리 온천을 안 가야겠다’ 싶었다.

그런데 마음은 변하는 것이 맞았다.

나를 모르는 남의 나라다 보니 얼굴에 두꺼운 철판을 깔아버리는 나를 보며 혼자 웃었다.

더군다나 할머니인 엄마도 입으시는데...ㅎ

야외 온천에서 얼마나 즐겁게 놀았는지..

냉탕과 온탕을 넘나들며 즐겼던 시간들이 이제는 추억이 되어 미소로 내 마음을 데워준다.


다시 오지 않을 그 시간을 가족들의 사랑으로 가득 채워 또 하루를 My history에 묻어둔다.

이제 내일이면 다시 비행기에 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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