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아이 집에 가요

여기가 내 딸아이 집인가요?

by 오그레스

날씨가 따뜻하네요. 오늘은 딸아이 집에 놀러 가야겠어요. 간 김에 딸아이가 좋아하는 포도맛 사탕도 주고 오려고요. 날씨가 좋으니까 간단하게 입고 가야겠어요. 카디건만 걸치고 가도 될 만한 날씨네요. 버스 요금이 무료니까 버스 타고 갈 거예요. 여기 어디쯤인데 오랜만에 가는 거라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버스에서 내려서 아파트 입구로 들어가요. 낯익은 경비 아저씨가 계시는 게 여기가 맞네요.


띵 똥~

아무리 벨을 눌러도 딸아이가 나오지를 않네요. 잠을 자느라 벨소리가 들리지 않나 봐요.

딸아이 이름을 불러도 나오지 않아요. 어찌 된 일일까요? 걱정이 되네요. 걱정이 되어서 집으로 갈 수가 없어요. 딸아이를 만나고 가야 하는데...


눈이 자꾸 감기네요. 일찍 일어나서 그런지 잠이 와요.

갑자기 왜 이리 시끄럽죠?


"왜 그래요? 무슨 일이에요?"

"아니, 할머니 여기서 이러고 있으시면 안 돼요. 어디 사세요? 몇 동 몇 호? 집이 어디예요? 모셔다 드릴게요."

"누구세요? 누구 신데 저한테 왜 이러세요?"

"저는 이 집에 사는 사람인데요. 할머니가 현관문 앞에서 이러고 계시니까 문을 열지 못하잖아요."

"이 집은 우리 딸이 살아요. 딸 네 온 거라고요."

"무슨 소리세요? 여기는 제가 제 돈 주고 산 제 집이에요."

"왜 남의 집에 들어가려고 그래요?"

"이 할머니 이상하시네. 할머니 경찰에 전화할 거예요."

"전화해요. 내 딸 집에 이상한 여자가 들어가려고 한다고 전화해요."

"할머니 딸 집이라고요?"

"네, 여기가 내 딸 집이에요."

"딸 전화 번화 알아요?"

"알지요. 000이에요."


"따님이 전화 안 받으세요. 이 번호가 확실해요?"

"그럼, 그 번호가 내 딸 번호라니까."

"죄송해요. 딸이 바쁜지 전화를 안 받으니까 경찰서에 전화할게요."


얼마 지나지 않아서 경찰 2명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렸습니다. 그 이상한 여자와 경찰들이 이야기를 한 참 하더니, 경찰이 나에게

"할머니, 여기는 추우니까 우선 경찰서로 가실까요?"

"춥다니, 여기 따뜻한데... 내 딸이 오기 전에는 나 안가!"

"할머니 그러지 마시고 경찰서 가셔서 따뜻한 차 한잔 하세요."

"차? 그럴까? 나 배고파."

"그럼, 자장면 시켜 드릴게요. 저희랑 같이 가요."


그렇게 경찰들을 따라서 경찰차를 타고 어디론가 갔습니다. 경찰들은 자기들의 사무실이라면서 소파에 앉아서 기다리라고 하더군요. 몇 시간이 흘렀을까요? 제 딸이 경찰서로 들어왔습니다.


"엄마, 여기서 뭐해요? 옷은 이게 뭐예요? 이렇게 추운데 코트는 어딨 어요?"

"내가 네 내 집에 찾아갔어. 포도 사탕 주려고 갔는데 아무리 벨을 누르고 너를 불려도 네가 나오지를 않잖아."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어요. 엄마, 엄마는 나랑 같이 살잖아. 오늘 나는 아침에 회사에 출근했고요. 옷은 왜 이리 얇게 입고... 신발은 왜 여름 샌들을 신고 나왔어요?"

"지금 여름이니까 그렇지 여름에 샌들 신지. 겨울에 샌들 신니?"

"엄마 지금 겨울이야. 나도 이렇게 두꺼운 코트를 입었잖아. 신발도 겨울 신발이고."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생각이 나질 않았습니다. 왜 저 여자가 나한테 화를 내는지 모르겠습니다. 잠깐 참으면 나만 참으면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감정을 숨겨야 합니다. 같이 싸우면 안 됩니다. 왜 처음 보는 사람에게 화를 내냐고 물을 수도 화를 같이 낼 수도 없습니다. 혼자 화를 내더니 이 소리를 내면서 웁니다. 저 여자가 이상해 보입니다. 저 여자가 나에게 엄마라고 하면서 집에 가자고 합니다. 나는 내 딸 집에 다시 가야 합니다. 손에 쥔 포도 사탕을 내 딸에게 줘야 합니다. 내 딸은 포도 사탕을 좋아합니다. 내가 포도 사탕을 주면 내 딸은 환하게 나를 보면서 웃어줍니다. 나는 그런 내 딸의 미소가 좋습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머리가 복잡한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