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림역에서 내려 조금 걷다보면 문래동이 나온다. 이곳에선 자그마한 스텐공장들이 다닥다닥 붙어 불똥과 금속가루를 거리로 내뿜어대고 있다. 철강공업지대가 철수한 이후에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기술자들이 여전히 구슬땀을 흘리며 금속을 절단하고 녹이고 붙인다.
최근들어 문래동 거리에는 아기자기한 카페들과 술집들이 들어서고 있다. 작년에 방문했을 때 보다 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어느 순간 모여든 예술가들이 문래동에 둥지를 틀었고 시대의 뒤안길로 밀려난 공업거리는 젊음과 빈티지함이 공존하는 창작거리가 되었다. 이러한 급진적 변화에도 철강 기술자들은 언제나 그러했듯 용접면을 쓰고 불똥을 맞고 있다.
나는 이 거리에서 사라지지 않는 작은 마음을 보았다. 순간 번쩍이며 공중으로 튀었다가 사라져버리는 불똥처럼, 우리 인간의 마음도 그러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뜨거웠던 감정들이 순식간에 식어 없었던 일이 되거나, 그저 한 때의 장난으로 치부되는 것이 너무도 흔하다. 슬프게도 말이다. 그러나 이제는 모든 마음들이 다 그런 건 아니라고 생각해보려 한다. 문래동 거리를 지키고 있는 공업소들 처럼 묵묵히 땀을 흘리며, 나라는 거대한 세상의 일부가 되어 살아 숨쉬는 마음들이 존재할 것이라 믿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