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세상
잃어버린 열쇠와 돌아온 마음
엄마와 동해보양온천에 다녀왔다.
작년 친구들과 처음 갔던 곳인데
그때의 편안함이 오래 기억에 남아
‘엄마와 꼭 다시 와야지’
마음속에 남겨두었던 곳이다.
지장수 온천으로 유명한 이곳에는
여러 가지 탕과 온찜질방이 있다.
엄마는 물속에 몸을 담그며
“아, 좋다…” 하며 환하게 웃으셨다.
엄마가 내 등을 밀어 주셨다.
예전처럼 힘 있게 밀어 주시지 못해
마음의 물결이 약하게 흔들렸다.
탕에서 나와 옷을 입으려는데
옷장 열쇠 한 개가 보이지 않았다.
가방도, 바구니도, 지나온 자리도
몇 번이나 되짚어 보았지만
끝내 찾지 못했다.
직원이 비상키로 문을 열어 주며
벌금이 이만 원이라 했다.
아깝다는 생각보다
‘내가 부주의했구나’ 하는 마음이 먼저 들었다.
혹시 찾으면 연락을 주겠다고 했지만
사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망상해변 근처 횟집에서
우럭매운탕을 시켰다.
엄마는 "운전하느라 힘들었지"하며
내가 말릴 새도 없이 카드를 내미셨다.
칼칼한 국물 속에서
하루의 피로가 천천히 풀렸다.
집에 도착해 쉬고 있던 저녁,
낯선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망설이다 받은 전화 속 목소리는
온천 직원이었다.
“열쇠를 찾았습니다.
벌금 돌려드릴게요.
계좌번호 알려주세요.”
나는
"고맙습니다 "라고 거듭 말하며
전화를 끊었다.
순간 웃음이 나왔다.
기대하지 않았던 일이
아무렇지 않게 돌아온 것이
감사한 날이다.
"찾아서 다행이다" 라며
엄마도 기뻐하셨다.
잃어 버렸다가 다시 찾은 열쇠보다
돌아온 마음이 더 반가운 날.
아직 세상은,
충분히 살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