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의 실타래
며칠 전, 울진으로 향하던 길에서
우연히 만난 수녀님들 에게서
예상치 못한 위로를 받은 적이 있었다.
그 여운이 아직 마음속에 조용히 머물러 있었다.
오늘은 엄마와 함께
잠시 여행을 떠나는 길에 다시 동해휴게소에 들렀다.
익숙한 풍경이었지만 함께라는 사실이 달랐다.
작은 커피숍 문을 열자
사장님이 먼저 밝게 말했다.
“며칠 전에 오셨죠?”
나는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커피 한 잔만 주문했다.
둘이 나눠 마시려는 마음이었다.
잠시 후, 사장님이
따뜻한 유자차 한 잔을 우리 앞에 놓았다.
“어머님 드시라고요.”
엄마는 잔을 두 손으로 감싸 쥐고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고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는 정말 인복이 있구나.”
고마운 마음에 조금전 휴게소 입구에서
구입한 호두과자를 전해 드렸다
미소 지으며 받아 주신다.
친절한 사장님 덕분에 여행의 출발이
유쾌하게 시작 되었다.
인연은
길 위에서 스쳐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어떤 날은
누군가의 시선 속에서
내가 어떤 존재인지 깨닫게 해준다.
엄마는 유자차를 천천히 다 마셨다.
나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마음속으로 조용히 말했다.
인연이 나에게 찾아오는 것도 고마운데,
그 인연을 엄마가 알아봐주는 일은
더 깊은 선물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