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며시 건넨 천원 한 장

천원의 운기

by 순간수집가

엄마는 올해 여든여섯.
동네 노인회 노인회장직을 맡고 계신다.
회의도 챙기고, 사람이 오면 문도 열어주고,
작은 일들도 엄마 손을 거친다.

얼마 전 회관에서 화투놀이가 있었는데
엄마보다 더 연세 많은 91세 어머님이
화투를 칠 줄은 모르지만
사람들 옆에서 조용히 흐름을 보시는 분이다.

그날, 엄마가 노인회 관련 간단히 안내를 해드렸는데
그 91세 어머님이
말없이 엄마 손에 천 원을 쥐어주셨다고 했다.
“고마워서 그래.”
그 말이 전부였다.

엄마는 그 장면을 담담하게 들려주시다가
마지막에 이렇게 덧붙이셨다.

“우리들한테는 천 원도 소중한 돈이야.”

나는 그 말이 오래 남았다.
금액의 문제가 아니라
그분이 건넨 마음,
그리고 엄마가 그 마음을 귀하게 받아들이는 태도 때문이었다.

나이를 먹어도
사람 사이의 정은 이렇게 단단하게 남는다.
거창하지 않아도
하루를 따뜻하게 만드는 건
이런 작은 손짓 하나라는 걸
엄마의 이야기에서 다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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