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의 제일 장점은 내가 잘해보지 않는 식재료가 눈에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한번 시도를 해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고기코너에 아롱사태가 진열되어 있다. 돼지고기로 수육은 많이 했지만 소고기로는 수육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나는 아롱사태를 들었다 놨다 했다. 그걸 본 신랑은 “그냥 사~ 사서 해 먹어 보고 질기면 다음에는 안 사면 되지~!!”라는 말에 덜컥 샀다.
다음날 고기 없냐는 아이들의 성원에 아롱사태를 꺼냈는데 돼지 수육은 착착 뭐라 할 것도 없이 진행을 하는데 같은 고기라도 해보지 않은 아롱사태는 영 불편한 식재료였다. 붙은 기름부터 제거하고 한번 물에 씻어서 양파와 파를 넣고 삶았다. 고기는 질겨도 쇠를 씹어 먹을 것 같은 아이들이 있었기에 도전을 했다.
삶는 동안 파를 다지고 마늘장아찌 국물과 간장 고춧가루를 섞어서 찍어 먹을 소스를 만들었다. 대충 넣어서 맛을 보니 조금 짜서 수육 국물을 한국자 넣었다.
음~ 감칠맛이 제대로다. 하하하~
40분의 타임을 재고 삶아서 썰어 맛을 보았다. 내 입에는 질긴데 아들이 맛을 보더니 맛있다고 쫄깃하다고 한다.
대 성공~!!
다음에 또 해 먹을 수 있는 기름기 싹 빠진 고기반찬이 생겼다.
나는 수육 하면 사실 돼지 수육이다. 근데 이번에 아롱사태로 수육을 삶았다. 내 사전에 집에서 해 먹지 않는 음식이다. 소고기 수육은 음식점에서 바글바글 깊이가 얇은 냄비에 나오는 음식점 음식이었다. 사고는 반드시 행위에 앞서며 행위를 결정하고 있는 것이다.(주1) 나의 사고는 아롱사태는 집에서 해 먹을 수 없는 음식이라 정하고 나의 한계를 결정지었다. 아주 만들기 쉬운 음식이었지만 만들고자 생각도 못했다.
하지만 사고는 가변적인 물질(주1)이므로 나는 내 사고의 한계를 넘어서 음식점에서 맛을 본 입으로 나만의 간장 소스를 만들었다. 레시피 없이 만든 간장 소스이므로 다시는 똑같은 맛을 만들 수는 없겠지만...
물론 비슷한 맛은 만들 수 있겠지만 말이다.
아주 간단한 음식이었지만 어릴 때부터 해 먹던 음식이 아니었고, 집에서 먹을 수 있다는 생각을 못한 음식이었다. 뭔가를 탄생시키려면 안 하던 짓을 해야 한다고 한다. 간장소스를 만든 것도 또 나에게 또 다른 자신감을 만든 것도 새로운 시도에서 건진 커다란 수확이다.
내면세계의 조화란 자신의 사고를 조종해 경험이 어떻게 자신에게 영향을 끼치는지를 스스로 정하는 능력을 가리킨다.(주1)
이번에는 간장 소스였지만 자주적이고 긍정적인 선택들로 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날 것이라 내면에서 아우성이다.
주1> 마음먹은 대로 된다, 찰스해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