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산, 오늘의 나

매일달리기 127일

by 박준식

어제는 산을 달렸다.

평지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였다.

숨이 차고, 다리에 쥐가 오르고,

허벅지까지 긴장이 올라오던 길.


그 산을 넘고 난 다음 날,

오늘의 나는 다리가 묵직하게 아팠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뻐근함이 싫지 않았다.

오히려 ‘살아있다’는 감각에 가까웠다.


새벽에는 몸이 쉼을 원하는 것 같아

조용히 누워 조금 더 잠을 잤다.

그리고 점심에,

낮은 속도라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실내 러닝을 이어갔다.


기록은 단순했다.

5km, 36분, 느린 페이스.

하지만 오늘의 달리기는 기록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어제의 힘듦을 안고도

오늘 다시 달렸다는 것.

그 사실이 오늘의 모든 의미였다.


비가 내리고 난 뒤

기온이 뚝 떨어진 듯한 하루였다.

하지만 오히려 그 차가움이

내 몸을 더 깨어 있게 만들었다.


127일째 이어지는 작은 루틴.

이 루틴이

나를 더 단단하게,

더 온전하게,

더 나답게 만들고 있다.


오늘도 달렸고,

또 하루를 살아냈다.

그것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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