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시작은 언제나 고요하다.
시간이 느려지고, 숨이 차갑게 가라앉고,
마음은 유리처럼 맑아지기도 한다.
12월의 첫 사흘 동안 나는 그 고요함 속을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
12월 1일, 오래 멈춰 있던 리듬을 다시 꺼내는 날이었다.
어색함과 익숙함이 뒤섞인 걸음이었지만
몸은 생각보다 빨리 반응했고
마음은 그 반응에 조용히 안도했다.
12월 2일, 새벽 공기가 한층 더 차가워졌지만
내 호흡은 오히려 더 부드러웠다.
속도를 내지 않아도 괜찮았고,
의미를 만들지 않아도 충분했다.
걷고 뛰는 그 사이에서
내 안의 무게가 조금씩 가벼워졌다.
12월 3일, 가장 추운 아침이었다.
차가운 숨이 안경을 흐리게 했지만
이상하게 마음은 더 따뜻해졌다.
어둠을 뚫고 달리는 동안
멈춰 있던 감정들이 천천히 풀렸고
나는 다시 ‘괜찮은 나’로 돌아오는 길을 걷고 있었다.
세 날 동안 느낀 건 단순했다.
사람은 결국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
천천히라도, 흔들리면서라도,
내 몸이 기억하는 리듬을 따라가는 순간
우리는 다시 살아난다는 것.
겨울의 첫 사흘,
나는 그렇게 나에게 돌아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