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의 피로를 풀기 위한 방법
피로는 몸이 아니라 뇌라고 한다.
“백수가 과로사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몸이 피로하다고 느낄 때는 뇌가 보내는 “피로하다”는 신호라고 했다. 우리 인생살이가 젊고 늙고에 따라 피로도가 다른 것이 아니라 어떻게 생각하고 무엇을 하며 사느냐에 따라 뇌가 느끼는 피로도는 달라진다고 한다.
나는 특별한 소득 활동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많이 바쁘다 보니 피로를 느끼며 산다. 하루 일과를 대부분 바쁘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살아가고 있다.
오늘도 아침에 아내를 출근시키고 다시 집에 와서 오늘 해야 할 일과 약속 등을 점검해 본다. 오늘은 진안에 가기로 했다. 차를 타고 가는 길에 호두과자 가게에 들러 목포 고모님께 선물을 보낸다. 내일 어머니 뵈러 갈 때 가지고 갈 것도 산다. 오늘 만나러 가는 장소장님께 드릴 것도 산다. 화심을 향해가는 길은 온통 봄빛으로 가득했다.
일부러 모래재를 넘어서 간다. 구불구불 올라서는 고갯길은 나름 흥미로운 길이기도 하다. 마이산이 이렇게 초록일 수 있을까? 그동안 보아왔던 마이산의 모습과는 전혀 새로운 모습이었다. 무언가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마음을 내려놓고 마음껏 마이산의 기운을 담으며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연인의 길을 걸었다.
선배와 함께 점심을 먹고 시골농장에 들러서 드룹과 취나물, 대파, 된장을 얻어 차에 싣고 또 다른 행보를 했다. 백운면 산비탈에 고사리를 꺾으러 갔다. 날씨는 덥고 피부는 따갑다는 느낌을 받는다. 아직도 할 일이 몇 가지 더 있으니 바쁘다 바빠.....ㅎ
봄이 온 세상을 연두 연두로 물들이고 초록빛으로 짙어가고 있다.
요맘때는 농촌에 사는 사람들은 할 일이 너무 많아 보인다.
경운기로 땅을 갈고 관리기로 골을 만들고 고추도 심고 감자도 심는다.
이른 아침에 일어나 뜨거운 햇볕을 피해 일을 시작하면 정작 해가 중천에 떠서 땀이 등골을 타고 흘러도 쉴 틈 없이 일을 해야 한다.
그나마 때를 놓치면 한 해 농사를 망칠 수 있기에 몸의 피로는 개의치 않는다.
겨우내 묵혀있던 논밭이 갈아 엎어지고 농사일에 익숙한 손길은 많이 부족함을 느낀다고 한다. 나는 오늘 시골 오지마을에 다녀왔다. 드룹을 따고 고사리도 꺾어볼까 마음먹고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시는 선배에게 전화를 했더니 흔쾌히 오라고 했다.
지금은 그나마 잠시 짬이 나는 시기라고 했다.
고추 모종을 준비해 놓고 심을 날을 고르고 있었다. 감자는 이미 심었고 고구마 순도 텃밭 두둑에 심었다. 앞산 비탈에 심어 키운 취나물은 시장에 내다 팔 정도로 컸다. 마늘종도 뽑아서 팔기 좋게 간추려 두었다. 양파가 밑들기 시작했고 대파는 꽃 몽오리가 생겼다. 비닐하우스를 정비하고 고추를 심을 두둑에는 물이 흐르도록 하는 호수를 깔았다. 한 가지 일로 끝나는 것이 아닌 농촌의 일을 하는 농부는 만능 멀티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 용접도 해야 하고 농기구 수리도 해야 하고 각종 기계는 물론 비료와 농약주기, 폐비닐 정리하기, 풀과의 전쟁으로 한순간도 마음 편히 보낼 수 없는 요즘이다.
나는 도시에서 왔다. 고원의 바람은 신선했고 꽃향기는 마음을 설레게 했다.
잘 정리된 꽃잔디 밭은 온통 붉은 보랏빛이다. 겹 벚꽃이 풍성하고 아름다웠다.
데크길을 따라 산책로에 들어섰다. 약속시간보다 일찍 도착하여 감성뇌를 자극하여 힐링을 하고 싶었다. 나는 대체로 자유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어서 이 시간도 직장에 나가서 책상에 앉아 컴퓨터에 빠져 들어간 현대인과는 다르다. 도시인들은 농촌처럼 계절에 영향을 좀처럼 받지는 않는다. 아무리 바빠도 커피 한잔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어느 귀농한 젊은 농부의 이야기를 언듯 듣게 되었는데 그는 도시에서 좋은 직장에 다녔다고 했다. 왜 그랬는지 아직도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으나 직장을 그만두고 연고도 없는 농촌에 터를 잡았다고 했다.
농사 한번 지어본 적도 없고 그렇다고 농촌에서 태어나 자란 것도 아니라고 했다.
이곳에 터를 잡기로 결정한 것은 남자의 고향인 경상도와 아내의 고향인 충청도를 오고 가기에 수월한 지역적 거점을 염두에 두었다고 했다. 그들이 멈춘 곳은 전북의 오지라고 할 수 있는 3개의 군이 접경으로 하고 있는 작은 마을이라고 했다.
200여 평의 집터만 구입하고 나머지는 텃밭을 일구고 동네 주민들의 배려로 땅을 사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지금의 농촌에 사시는 분들은 고령의 어르신들만 있어서 젊은 귀농인은 마을에 적잖은 활력소를 주었다고 한다. 농사일이 힘에 부치는 나이 드신 어른들을 돕기도 하고 도시에서 살아온 이야기도 나눌 수 있어서 지금은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하지만 이들 부부에게도 도시근로자들에게 비할 수 없는 과로와 피로를 안고 살고 있다고 했다.
도시인들은 주말이면 등산을 한다든가 캠핑을 하기도 하고 여행과 쉼을 통해 피로를 풀기도 한다. 다만 농촌에 사는 농부는 그늘에 앉아 막걸리 한잔으로 피로를 달래기고 하니 둘은 분명 다른 차원에서 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몸의 피로가 쌓이면 뇌내에서 쉬자는 신호가 뇌를 통해서 보내진다고 한다. 하지만 그래도 쉬지 않으면 뇌에서는 피로하다는 신호를 더 이상 보내지 않게 되고 또 다른 할 일이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하여 과로 상태로 진행된다고 한다.
놀라운 일은 우리나라에서 과로사가 연간 18,000명에 이른다는 통계가 있다고 한다. 도시 근로자도 더 많은 것을 얻으려는 치열한 경쟁과 긴장된 삶으로 몸의 피로보다는 뇌의 피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했다.
농촌에서 일하는 농부는 뇌의 피로보다는 몸의 피로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몸의 피로는 한숨 자고 일어나거나 푹 쉬면 대체로 풀린다고 한다.
무엇보다 뇌의 가장 큰 피로를 만드는 것은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했다. 스트레스가 계속해서 쌓이게 되면 심각한 몸의 변화가 발생하여 생명까지도 위협한다고 한다.
우리는 요즘같이 다양한 감정 패턴과 일정하지 않은 생활 형태로 스트레스를 피할 수가 없다. 일을 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성과를 만들고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기에 매일 생활에서 감사와 감동을 잊고 살아가고 있다.
피로가 적을 때 감정 조절이 가능하고 갑자기 덤벼드는 스트레스도 피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도시인과 농촌인은 피로를 느끼는 감정선이 다를 수 있다고 본다.
오늘도 고추 모종을 심기 위해 비닐을 씌우고 물주는 호수를 까는 일에 몸이 부서질 것 같은 피로를 느끼지만 때를 따라서 짓는 농사일에는 쉴 틈이 없다고 한다. 그렇다고 도시 생활처럼 농촌에서 살아간다면 아무것도 제대로 수확할 수 없다는 것이 명확하다. 그래서 귀농을 하고 귀촌을 결정하는 젊은이들의 용기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게 된다.
도시근로자로 생활하다가 정년퇴직을 하고 농사를 짓겠다고 농촌에 터를 닦는 것은 어쩌면 극심한 과로를 예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 또한 과욕일 것이라 생각한다.
도시 근로자에게도 물론 숨겨진 피로가 있다고 했다. 그 숨겨진 피로도 잘 해결하지 못하고 쉴 시간이 적은 농촌 생활에 적응한다는 것은 보통 생각으론 힘들 수 있다.
피로 회복제를 마시거나 시원한 아메리카노 한잔으로 뇌의 피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피로를 푸는 일은 뇌가 휴식을 취하게 하는 것이 방법일 수도 있다.
뇌는 그냥 쉼으로 피로가 풀리는 것은 아니다.
탐욕을 없애고 비교하지 않기, 부러워하지 않기, 자기 자신을 낮추고 겸손을 실천하기 등 정신적 안정감을 가질 때 도움이 될 수가 있다.
맹자(孟子)에서 피로를 풀어주는 방법으로 욕심을 줄일 것을 권유하고 있다.
“마음을 다스리는 데 있어서는 욕심을 적게 갖는 것보다 좋은 방법이 없다”라고 했다.
결국 욕심이 몸을 피로하게 하고 그 피로를 풀지 못하면 과로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아무리 좋은 것을 얻는다 하여도 지나친 욕심은 결국 뇌를 괴롭히는 피로를 만든다면 아무 의미가 없을 것이다.
뇌를 쉬게 하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욕심을 줄이는 것이라고 했다.
마음에 과욕이 담기면 몸을 힘들게 하고 뇌를 피로하게 하는 원인 일 테니까.
욕심이 지나치게 많으면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다스리기가 쉽지 않음을 안다.
마음을 다스려 욕심을 적게 하는 것이야말로 행복을 얻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도시인은 먼저 모든 하는 일에 긍정의 힘을 믿고 감사하는 마음을 채워가는 습관이 중요하다. 그리고 명상을 통한 마음의 평화를 가져 보는 것이다.
농촌인은 농작물이 싹이 트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것을 느끼면서 풍요를 감사로 채워보는 습관이 어떤 명상보다 나을 것이다. 정원을 가꾸고 꽃밭에서 향기로운 미래를 그려보는 것 또한 뇌의 피로를 풀어주는 길일 것이다. 잔디밭에 날아든 잡초를 뽑아내고 흐뭇해 할 수 있는 여유는 분명 도시인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창문을 열고 상쾌한 바람을 방안에 들일 수 있는 행복이 도시인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반면 편리한 생활을 하며 다양한 문화를 즐기고 제대로 된 쉼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농촌인에게 부러움일 수 있다.
사람들은 제각각 살아가는 방식과 추구하는 가치의 실현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것이 더 좋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오늘 농촌에서 살아가는 선배의 여유로움이 나에게는 쪼끔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쉽게 풀리지 않은 도시인의 피로를 농촌에 와서 풀 수 있었으니 오늘도 내가 느끼는 것은 도시나 농촌이나 감사하는 마음이 제일의 처방이라 확신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