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사람은 결국 말하지 않은 감정 때문에 떠난다

시간이 지나면 진심은 분명해지기 마련이다

by 유진 박성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좋아하는 상품이 있으면 재구입하고 싶어진다. 선물을 받았던 우연히 구입하게 되었든 말이다. 지인에게 선물 받은 립스틱 색깔이 한번도 사용해본 적이 없는 색깔이라 어색했다. 그런데 너무 잘 어울리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색도 내게 어울리나 싶던 차에 사람들이 립스틱 색이 예쁘다는 칭찬을 자주 해주고, 개인적으로 어찌나 마음에 들던지, 백화점을 자주 가지 않지만 해당 브랜드를 드물게 파는 백화점에 마음 먹고 재구입을 하러 갔다. 문제는 시력이 나빠서인지, 오래 사용하여서인지 해당 립스틱이 몇 호인지 보이지 않았다.


공부는 때가 있다고 하는데 나는 그 이유가 시력 때문이고, 청력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반백이 넘으니 책을 읽고 싶어도 눈이 안보여 돋보기가 필요하고,

누가 뭐라고 말해도 들리지 않아서 여러번 물어보게 될 때가 있다.

더 잘 보이고, 더 잘 들릴 때 공부하는 것이 더 수월하다는 뜻이다.


다 쓴 립스틱을 가져 갔는데도 한참을 뚫어지게 비슷한 색깔을 찾다가 비슷한 립스틱이 없는 것 같아서 백화점 직원에게 같은 물건이 있는지 물었다. 그런데 내 시력이 안좋다고 생각했는지 거의 비슷한거라고 추천하여 완벽하지는 않지만 구입하였다. 문제는백화점 조명발이었는지 립파렛트에 덜어 놓은 얼마 남지 않은 립스틱 색과 비교해보니 비슷한 색이 아니었고, 마음에 들지도 않았다. 젊은 직원은 시력이 나쁜 연령의 고객이 알아차리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고 대충 비슷한 색이라고 퉁치고 팔은 것이다. 집에서 차분히 보니 502호였다.


이런 경험은 한번이 아니다.

백화점에 내가 쓰는 색상과 같은 물건을 구입하고자 방문하여 해당 상품을 갖고 가지는 않았지만 품절되었다고 하지 않고, 비슷한 색을 같은 색이라고 대충 넘기며 판매하려고 애썼다. 상술이겠지만 맞춤형 제안이 아니기에 그냥 발길을 돌렸다.


시력 탓일까. 인지 능력 탓일까. 나이 탓일까.

젊은이 직원은 고객의 눈높이를 맞추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

그저 잠시 속여서라도 팔기만 하면 되었다.

이후로 백화점의 해당 브랜드들의 직원을 신뢰하지 않게 되었다.


사실상 고객은 백화점이 아니어도, 해당 물건 호수를 정확히 몰라도 해당 브랜드를 알면 온라인 구매로 어떻게든 알아보고 정확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두 번의 실패로 인해서 나의 온라인 구매 능력은 더 진화되어 가고 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좋아하는 상품이 있으면 재구입하고 싶어진다. 마음 먹고 찾아 간 백화점 직원이 그 물건이 없다고, 눈이 안보인다고 대충 비슷한거라고 추천하면 고객의 구매 의욕을 높일 수 있을까.

애시당초 젊은이들이 일하는 브랜드에 구입하러 간 나의 문제일까.

물론 특정 브랜드의 아줌마 마음 읽어주는 훌륭한 단골 직원도 있지만,

요즘 백화점에 방문 고객이 줄어 핫 플레이스의 어디는 없어진다는 소식도 전해 들었다.


선물을 하거나 물건을 나눌 때 내가 선호하지 않거나 사용하지 않는 것을 주기보다

정말 좋아하고 아끼지만 그럼에도 함께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드는 물건을 선물하고 나누라고 한다.

백화점 직원과 내가 그럴 관계는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사고 싶은 물건을 사러 가서도 내가 원하는 것을 구매하지 못하고 유사하다고 우기는 물건을 구매하도록 강요받는 입장이 될 때 고민이 된다.

내 시력이 문제일까.

내 관찰력이 문제일까.

내가 어리숙해 보여서일까.

브랜드별 백화점 입점시 단기 판매를 목표로 판매 잘하게 하는 직원 교육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고객과 관계를 잘 형성하고 요구에 맞는 상품을 판매하여 장기 고객 충성도를 구축하는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는 대사가 되는 직원교육을 바란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