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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진 박성민 Aug 10. 2023

4. 밥을 안 먹는 손자를 걱정하는 할머니

할머니의 한숨

요즘 부모교육 강의를 가면 조부모님이나 아버지를 자주 만나게 된다.

그만큼 맞벌이 가정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부모님만큼이나 경청하시며 메모도 열심히 하신다.

다만 조금 더 여유 있는 흐뭇한 표정으로 들으시는 관조가 부모들과 다른 점이다.


열심히 강의를 들으시던 할머니께서 손자 양육에 힘든 고민을 토로하셨다.

손자가 밥을 안먹어서 밥을 다 먹으면 사탕을 주었는데 이제는 

사탕을 먼저 주어야 밥을 먹겠다는 조건을 달아서 식사지도가 점점 어렵다는 고충이었다.


정적 강화는 행동을 한 후의 결과가 긍정적인 것이면 행동이 증가나 유지되는 것이다.

손자는 밥을 다 먹은 후 사탕을 먹을 수 있으니, 정적강화에 의해 밥을 잘 먹게 되어야 한다.

그런데 손자가 사탕 안주면 밥을 안먹겠다는 보채는 행동이 더 증가한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밥을 다 안먹으면 사탕을 안주어야 하는데 밥을 덜먹어도 사탕을 주었거나

밥을 다 먹기 전에 사탕을 주었거나 등의 부분 강화가 있었을 수 있다.

부분 강화는 소거에 대한 저항이 크다. 

그래서 사탕을 얻기 위해 밥을 더 안먹으면서 

밥을 먹어야 하는 과제를 피하기 위해 사탕을 안줘서 밥을 안먹는다는 짜증을 더 내어 

결과적으로 밥을 덜 먹고, 할머니에게 사탕도 더 자주, 더 많이 얻어먹는 결과를 얻게 된다.


이럴 때의 지도방법은 무엇이 적절할까. 

예측할 수 있듯이 훈육의 일관성이 중요하다. 

교사와 부모의 차이는 일관성에서 차이가 난다.

공심의 교사는 학생의 행동지도에 일관성을 더 잘 유지하게 되고,

사심의 부모는 자식이기 때문에 안스러워서 일관성이 쉽게 무너질 수 있다. 

아이에게 규칙적인 식습관을 갖게 하려면 어른이 쫓아다니며 식사를 조력해서는 안된다.

할머니가 손자를 대할 때 엄할 수도 있지만 너무 귀여워서 더 허용적일 수 있다.


손자에게 사탕이 조건 강화제로 인식되기 위해서는 밥을 잘 먹고 있을 때 수시로 칭찬해주고, 

밥을 다 먹으면 1개의 사탕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만족을 지연시켜야 한다. 

만약, 불성실하게 밥을 먹었다면 사탕이 제공되어서는 안된다.

그렇다고 억지로 밥을 먹이라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은 어떠한 보상이든 만족 지연을 통해 통제감을 느끼고 조절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아이가 강제라고 느끼지 못하도록 즐거운 식사시간이 제공된다면 아이는 만족지연을 체화하게 된다.


이것이 어른이 고민해야 할 훈육의 아이디어와 방법이다. 

즐겁게 식사하는 방법은 아이의 선호에 따라 천차만별일 것이다.

사탕이라는 보상이 주어지지 않아도 밥을 맛있게 먹도록 할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이왕이면 맛있게 밥을 먹기 위해서는 밥을 먹는 과정만이 아니라 

정해진 공간에서 식사를 하는 규칙과 식사를 함께 준비하는 과정부터 

유아가 함께 참여하는 것도 식사지도에 도움이 된다. 

부모와 함께 유아가 식탁 매트 위 수저 그림 위에 수저를 올려놓고, 

음식이 담긴 접시를 함께 차리는 과정도 밥 먹는 시간을 즐기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도움이 된다. 


무서운 부모가 아니라, 엄한 부모 밑에 효자가 난다고 하지 않았는가. 

엄한 부모란 일관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일관성이란 규칙성을 기초로 한다.

식사 준비를 돕고 정해신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서 식사를 하는 식사 습관기르면서

어느덧 아이는 스스로 자신을 통제할 수 있다는 성취감과 자율성을 기르게 된다. 

그래서 일상생활의 주요 지도 내용인 배변, 착탈의, 식사의 자립성은 자율성의 초석이 된다. 


혹여 언어발달 지연 치료에 집중하느라 정작 중요한 배변과 식사의 자립 능력의 발달 시기를 놓치고 있다면면언어능력을 습득했더라도 사회적 관계 속에서 자유롭게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발달의 큰 틀에서 이해하셨으면 한다.


요즘 맞벌이 가정에서 조부모님이  자식보다 더 귀하고 예쁜 손자손녀를

어찌 키울지 고민하시는 모습에 그간 자식을 키우시느라 고생하셨는데

그 높은 책임감에 숙연해졌다.

내 자식도 잘 키웠지만 손자손녀를 더 잘 키우싶으신 마음을 어찌 헤라릴 수 있으랴.


자기 통제감이 높은 아이들이 친구들에게도 배려를 잘한다고 한다.

나를 잘 조절할 수 있는 사람이 남도 잘 챙긴다는 의미다.  

밥상머리 교육인 식습관이 중요한 이유이다.

이제는 학교에서도 부모교육이 아니라 보호자교육으로 바뀔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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