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이 떠오르는 곳은 어디?
2025년 새해가 밝고, 나라의 혼란은 지금도 지속 중이다.
무속과 다양한 종교인들의 혼재 속에 늘 그러하듯 이제 곧 부처님 오신 날도 오겠지.
나의 종교와 다르지만, 불교는 자아 성찰의 담금질인 구도의 과정을 각성시킨다.
문득 뉴진스 윤성호의 힙한 불교의 영향력의 영감은 어디에서 시작되었을지 궁금해졌다.
기사를 검색해 보니 개그맨으로서 삶의 하향곡선을 타고 있을 때 우연한 연등회 디제잉에서 관객이 ‘불교 또 나 빼놓고 재밌는 거 하네’라는 제목의 영상을 만든 것이 시작이었다고 하였다. 관객이 영감을 준 셈이다.
나는 주로 언제 영감을 받는가?
예전에는 운전 중에 영감이 많이 떠올랐다.
장거리 운전을 하다가 떠오른 아이디어를 기록할 수 없어서 차 안에 녹음 버튼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다. 새로운 노래가 떠올라서 흥얼거릴 때도 작곡까지는 아니지만 떠오른 순간 녹음할 방법이 없는지 답답했다. 강의 엔딩 멘트, 교수학습과정안 작성시 도입 아이디어, 집에 홀로 남겨진 강아지의 놀잇감 등....
몇 년 전부터는 샤워 중에 영감이 많이 떠오르고 있다.
물이 주는 영향이 있나? 책임을 맡고 있는 연구 과제에서 해결이 안되는 지점이 머리를 감거나 몸을 씻을 때 문득 해결의 실마리가 되는 아이디어가 스쳐 간다. 해결이 안되는 지점에 골똘하기보다는 그 문제에서 벗어나 긴장이 이완되어 있을 때 영감이 떠오르는 것이다.
그래서 쉼의 휴식이 필요하다. 누구나 영감의 순간이 다르겠지?
삶의 재충전을 위해 생애 최초 유럽 자유여행을 24년 말과 25년 초에 걸쳐 2주간 다녀왔다.
덕분에 반백이 넘어 버킷리스트 과제를 하나씩 완수하며 행복감을 누렸다.
파리의 박물관과 미술관을 관람하며 큐라레가 '회복시키다'라는 뜻이라는 것도 알게되었다.
큐레이션(curation)과 큐레이터(curator)를 작품 기획과 해설의 업무로 국한했던 내게
라틴어의 어원은 여행의 의미를 더 극대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인터넷 백과사전을 찾아보니, 큐레이터는 라틴어 큐라레(curare)의 기원으로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다(cure), 신경 쓰고 걱정된다(care), 호기심(curious) 등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아하! 이래서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였구나.
큐레이터의 스토리텔링만 아니라 현지 여행가이드의 대서사 스토리텔링 능력에 매료되어 마치 온몸에 폭풍이 온 듯 지적 호기심과 정서가 충만해졌다. 계획한 것은 아니지만 여행 중 우연히 카톨릭에서 속죄 및 사죄와 관련된 희년(Jubilee Year)을 로마에서 보낼 수 있어서 그 혜택으로 성베드로 대성당의 성문(Holy Door)이 오랜만에 개방되어 이 문을 지나가면 특별한 은총을 받을 수 있다고 전해지는 행운도 얻을 수 있었다. 이 여행을 위해 며느리들이 1년간 계를 하며 갓성비 최고로 기획한 작은집 형님은 개인 사정상 함께하지 못하였지만, 동서지간 형님과 함께한 참 뜻깊은 자유여행이었다.
큐레이션은 작품만이 아니라 역사, 과학, 경제, 컴퓨터, 커뮤니케이션 등 확장된 의미로 영역이 확대되듯, 여행은 열심히 살아온 내게 상과 같은 회복과 insight과 outsight을 얻게 해주었다. 다양성과 인간 이해의 지평을 열어준 여행을 기회가 된다면 더 열심히 즐겨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여행 중의 체험과 문화 다양성 이해의 기회는 내게 끊임없이 영감을 주었기 때문이다.
여행을 잘 다니지 않는 사람의 시선으로 설익은 여행 이야기 보따리를 앞으로 천천히 풀어볼 기회를 만들어 보려고 한다. 아울러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투어 가이드 프랑스의 Jang 인환과 스페인의 진호씨의 볼륨을 높여요, 이탈리아의 목사님같은 Sandro님, 투어가이드겸 큐레이터를 담당한 이탈리아에서 유학 중인 조카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 메르시, 그라시아스, 그라치에 ❤
또한 친구같은 갑장 형님과의 장기여행을 허락해 준 아주버님과 울 영감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다음에도 더 많은 세계 여행을 갈 수 있도록 영감님들께서 지원하실 거라 믿으며 부디 한국을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