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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기록

일기 쓰기 지도 방법

by 유진 박성민

두 아이의 초등학교 때 일기를 보면 많이 달랐다.

한명은 대부분 눈 떠서 학교 가서 공부하고 집에 와서 밥 먹고 놀고 잤다는 평이한 내용

한명은 짧게 써도 성정이 다 드러나거나 장면이 상상이 되서 다음날 일기를 훔쳐보고 싶은 내용


자녀를 키우면서 일기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몇 가지 있지만 일기 쓰기는 훗날 글쓰기에도 영향을 주기에

부모가 일기를 지도할 때 몇가지 지켜야 할 지침을 십여년 전에 정리해 두었던 기록을 발견하였다.

도움이 될까 싶어 기록을 공유한다.


일기를 지도하기 위한 방법이 숱하게 나와있지만 그 중에서도 꼭 지켜야 할 지침이 있다.

첫째, 일기 속의 오탈자를 절대 지적하거나 지도하지 않는다.

둘째, 흔히 그림일기에서 발전시킨 일기를 생활일기만으로 제한하지 않는다.

셋째, 다양한 일기거리를 제공하여 사고의 폭을 확장시킨다.

일기에는 생활일기, 신문일기(기사쓰기), 독서일기, 편지일기(대화일기), 영어일기, 한자일기, 여행일기, 관찰일기, 만화일기, 이야기일기, 극복일기, 주장일기, 시일기, 감사일기, 사물일기 등 여러가지 종류가 있다.

그러나 아이들을 평이한 생활일기에서 빠져나오게 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그 해결책은 무엇일까? 바로 이벤트이다. 전문적인 용어로 환경의 조성이다.


아케가야유지의 "착각하는 뇌"에 실린 내용의

기억력을 결정하는 뇌의 해마에 관한 연구에 의하면

낯 익은 장소보다는 낯선 장소를 방문했을 때 뇌가 주변의 풍경에 집중하면서 해마의 신경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활동 시간도 더 오래 지속됐다고 하였다. 따라서 호기심과 주의력, 집중력으로 낯선 환경을 자주 만들면 뇌의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하였다.


집에서 고구마, 감자, 강낭콩 등의 싹틔우기, 야채 키우기, 화초 가꾸기, 콩나물 키우기, 동물 키우기는 풍부한 관찰일기거리가 된다.

요사이 흔한 교양 및 지식 만화책은 만화 일기로 발전시킬 수 있다.

이야기짓기도 뒷이야기 짓기, 입장바꾸어 짓기, 상황 바꾸어 짓기 등으로 변형하여 지도할 수 있다.

주장일기는 기사거리를 활용하여 지도할 수 있다.

감사일기는 생일이나, 기념일에 쓸 수 있다.

사물일기는 사물이 입장이 되어 일기를 쓸 수 있다.


새로운 환경으로의 체험학습 이후 일기를 쓸 수 있다.

이보다 끝도 없는 아이디어를 내볼 수 있다.

대부분 처음 일기 쓰기는 학교에서 지도하기 시작한다.

이 때 가정에서는 다양한 일기거리를 제공하여

강제에 의해서가 아니라,

본인이 흥미를 느끼도록 이끄는 보이지 않는 전략을 사용하여 아이들이 일기쓰는 것을 즐거워하게 해야 한다.


오늘의 생각 2011. 2. 7

아이들에게 해주어야 할 것이 참 많지만, 부모도 즐기면 즐겁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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