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에 다녀오며
죽음은 늘 가까이 있는데
죽음이 나와는 상관없는 것처럼 산다
아들이 독립을 했는데
그 집에 한 번도 못 가보고
만나면 좋은 사람들에게
얼굴 보자는 말도 못 하고
가르치는 일에도 최선을 다하지 못한 채
영원히 살 것처럼
다음에 다음에 다 할 것처럼
스스로 속이며 산다
죽음이 있기에 오늘이 소중한 것인데
어떻게 오늘을 잘 살아갈까?
오늘이라는 시간을 위해
삶의 살 빼기를 해야 하고
삶의 살을 빼기 위해서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겠지
어디를 뺄 것인지 알아내고
그것을 실행할 힘을 내야겠지
그래야 작별인사를 상가 집에서 하지 않고
살아서, 만나서 할 수 있게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