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는 왜 사막으로 갔을까' (최형선, 부·키)

by 라이프 위버

책을 읽다 보면 종종 저자에게 반하게 된다. 이 책도 그랬다.


‘낙타는 왜 사막으로 갔을까’의 저자 최형선은 생태학자이며 생명운동가이다. 그의 글은 지구에 존재하는 생명체에 대한 애정이 가득하고 건강한 생태계에 대한 열망으로 아주 뜨거운 글이다. 생명에 대한 아름다운 마음이 미려한 글솜씨와 평행을 이룬다.


이 책에 등장하는 동물은 치타, 줄기러기, 낙타, 일본원숭이, 박쥐, 캥거루, 코끼리, 고래이다. 이들이 “지구 생태계 대표 동물들”이라고 한다. 저자는 그들이 이 지구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어떻게 환경에 적응해 나갔는지 들려주면서 그것이 인간사회에 갖는 은유를 그때그때 아주 적절하게 제시한다.


이들의 적응기를 읽고 있으면 어느새 희망이 차오른다. 저자의 바램처럼 나의 세상에 “긍정 에너지”가 가득 차게 된다. 우리도 노력하면 이들처럼 힘든 환경에 대응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예를들면 이런식이다. 낙타는 원래부터 사막에 산 것이 아니라고 한다. 우연히 사막으로 간 낙타는 견디기만 하면 다른 동물들과 경쟁할 필요가 없는 사막을 선택했고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영양분은 혹에 저장하고 물은 몸 구석구석에 저장하는 법을 터득했다.


그런데 이 책은 환경적응에 대한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이 책에는 동물들이 무리를 지어 살면서 공존하는 모습들이 많이 나온다.


줄기러기의 경우를 보면, 이 새들은 봄이 되면 제 고향인 티베트 고원으로 돌아가기 위해 에베레스트를 넘어간다. 그렇게 험한 비행길에서 그들의 유대는 남다르다. 선두지휘하는 리더 역할도 번갈아 가며 맡고 병들거나 지친 기러기가 생기면 적어도 두 마리의 다른 새가 옆에서 함께 날며 보살핀다. 그러다가 그 기러기가 기운을 차리면 다시 V자형 대열에 합류한다.


저자가 동물들의 놀라운 환경적응과 존경스러운 공존 방식을 이야기하는 저의를 엿볼 수 있는 구절이 있다:


생태계는 다양한 생존 노력이 모여 공존의 기쁨을 알려주는 곳이다. 생명들은 상조 작용을 하면서 서로 힘이 되고, 제 삶과 죽음이 남을 키우는 에너지가 되면서 선순환한다. (6쪽)


그렇다. "공존의 기쁨"이 그 저의의 키워드이다. 우리도 생태계의 일원이다. 저자는 우리도 다른 생명체와 "상조 작용"을 하면서 공존의 기쁨을 느끼기를 바라고 있다.


그 기쁨을 얻기 위해서 지금까지 자연의 지배자 역할에만 눈이 어두웠던 우리가 먼저 할 일은 지구의 다른 생명체에 대한 이해와 존중일 것이다. 저자의 "뜨겁고" "아름다운" 글이 그 이해와 존중을 향한 첫걸음이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