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날이 좋아
뒷산으로 향기 사냥을 나갔다
배고픈 영혼에 향기를 수유하기 위해
맨 처음 마신 향기는
깊게 숨을 들이쉬어야 잡히는
산수유 꽃의 달콤하고 상큼한 향기
그다음은 자세히 보아야 보이는 회양목 꽃,
초록빛이 도는 노란 꽃이 주는 뜻밖의 좋은 향기
이어 내 눈앞에 나타난 흰빛 매화
한걸음에 달려가 향기 계의 셀럽을 탐했다
돌아서 나오는 길에 만난
뒷산에 한 그루밖에 없는 생강나무
그의 잘생긴 노란 꽃에 입 맞출 듯 가까이 가니
꿀처럼 달콤한 향기가 내게 굴복했다
이른 봄날의 향기 사냥꾼
히죽히죽 들썩들썩 집으로 돌아왔다
생강나무 꽃
(대문사진: 회양목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