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향기 사냥꾼의 일기

by 라이프 위버


향기 사냥꾼의 일기


어제는 날이 좋아
뒷산으로 향기 사냥을 나갔다
배고픈 영혼에 향기를 수유하기 위해

맨 처음 마신 향기는

깊게 숨을 들이쉬어야 잡히는

산수유 꽃의 달콤하고 상큼한 향기
그다음은 자세히 보아야 보이는 회양목 꽃,

초록빛이 도는 노란 꽃이 주는 뜻밖의 좋은 향기
이어 눈앞에 나타난 흰빛 매화

한걸음에 달려가 향기 계의 셀럽을 했다
돌아서 나오는 길에 만난

뒷산에 한 그루밖에 없는 생강나무
그의 잘생긴 노란 꽃에 입 맞출 듯 가까이 가니
꿀처럼 달콤한 향기가 내게 굴복했다


이른 봄날의 향기 사냥꾼
히죽히죽 들썩들썩 집으로 돌아왔다


생강나무


(대문사진: 회양목 꽃)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