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단상과 그 기록
솔직히 말하자면, 캐나다의 삶은 너무 지루하다.
그동안 나는 “지루하지 않고 평화로운 거야”라고 스스로를 달래며 살아왔다. 평화롭다는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제 그 평화가 지루하다 못해 지겹게 느껴진다.
캐나다의 삶에는 변화가 없다.
이 길이 그 길이고, 저 길이 또 그 길이다. 이 건물, 저 건물 — 도무지 달라지는 게 없다. 100년이 지나도 아마 같은 자리에 같은 집과 나무, 같은 시설들이 있을 것이다.
내 지인도 새 집으로 이사 가기 전까지 60년 된 집에서 살았다. 나 역시 작년까지 나와 동갑인 집에 살았다.변화가 없는 삶은 안정감을 주지만, 동시에 지루함과 무(無)발전이라는 당연한 결과를 낳는다.처음엔 이렇게 생각했다. ‘이 나라의 역사가 짧아서 그런 걸까?’
한국에 비하면 건국의 역사가 짧으니, 그 짧은 역사 속에서 전통과 문화를 오래 지켜나가려는 의식이 강한가 보다 했다.
하지만 20년을 살아본 지금, 그보다는 단순히 발전을 향한 열정과 집념이 부족한 사회 분위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조국의 소식을 인터넷과 뉴스로만 접하는 나조차도 가끔 놀란다. 그리고 문득, ‘저 빠른 변화 속에서 내가 과연 적응하며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한국의 정치를 보면 정말 숨 돌릴 틈이 없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혼란 속에서도 국민들은 늘 깨어 있다. 정치인의 비리와 부정을 가만두지 않고, 어떻게든 바로잡으려 한다. 게다가 그 방식이 비폭력이다. 세상에, 어느 나라 국민이 비폭력 투쟁으로 대통령을 탄핵시켰던가. 칼바람이 부는 한겨울, 광장에 모여 눈과 바람을 다 맞아가며 촛불을 들고 노래를 부르던 그 국민들 — 그들의 마음엔 “이대로는 안 된다”는 주인의식이 가득했다.그들은 세상을 바꾸었다.
그에 비하면 캐나다 사람들은 순둥이인지, 바보인지 모르겠다.
정치에 관심이 없고, 불만이 있어도 행동하지 않는다. 그냥 방구석 평론가들뿐이다.
한국의 삶은 다이나믹하다. 변화가 너무 빠르기에 좋은 점도, 나쁜 점도 있다. 하지만 그 변화는 언제나 사람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흘러왔다.
최근 한국을 방문했을 때, 지방으로 이동하며 고속도로를 탔다.운전자의 졸음을 막기 위해 LED 전광판에는 “졸리면 제발 쉬어가세요”라는 문구가 뜨고, 도로 옆에는 잠시 눈을 붙일 수 있는 ‘졸음쉼터’가 있었다. 차가 자주 막히는 구간에는 간이화장실까지 설치되어 있었다. 동네 놀이터의 아담한 황토길을 걸으며, 나는 “사람을 위한 세심한 배려”라는 게 이런 거구나 하고 느꼈다.
누군가는 말했다. 캐나다는 지루한 천국, 한국은 재미있는 지옥이라고.. 이상한 인간들은 한국에 있을때 보다 더 많이 만나고, 먹고 살기 힘든 것은 다 똑같아서 천국인지는 모르겠으나 지루한 것은 부정할수 없는 사실이다. 아무래도 내가 한국을 8년만에 방문하고 그동안 더 발전하고 변화한 한국에 머리에 번쩍 번개를 맞은 것처럼 무한 긍정 감정을 갖게 되는 것은 어찌보면 너무나 당연하다. 그러나 이런 생각을 해본다. 캐나다도 한국 처럼 발전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방구석에서 평론질하는 것을 멈추고 좀 행동하면서 자신의 나라를 변화시키고, 한국보다 어마 무시하게 큰 땅덩어리와 자연, 천연자원을 좀 더 효과적으로 이용하여 좀 재미있는 곳으로, 좀 더 살기 편한곳을 만들면 안되나? 캐나다 사람들에게 이런 기대를 하느니, 차라리 한국 사람들이 캐나다로 이주해와서 이곳을 변화시키는 것이 더 빠를 것같다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