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선씨 Jul 05. 2023

나 사용설명서 : 낯선이편

 ‘나를 어떻게 사용하라는고 알려줘야하나? ‘누가 나를 사용할 수 있는가?’ 

우리가 정해놓은 주제를 가지고 몇 분간 나는 왜 이 주제를 정했던가 다시 되묻고 싶은 심정이었다. 누가 어떻게 왜 나를 사용하려는것인가? 나는 누군가가 사용할 수 있는것인가? 따뜻한 표현으로 ‘나를 이렇게 대해주세요’ 라고 돌려서 생각해보기엔 나는 날카로운 사람인건가


그러다가 문득 내 곁에 누운 아이들의 엄마 사용설명서를 써보면 좋겠구나 싶었다. 얼마나 엄마가 어려울까 그리고 남편, 아내로서 인생동반자로서 일상의 반복 속 권은선 사용설명서도 좋겠고, 지금 만나고 있는 친구들의 입장에서 변적쟁이 기분파 권은선 사용설명서도 좋겠다 싶다. 그러다가 문득 떠오르는 나 사용설명서 주제어 _ < 낯선이편 > 


가까운 이들이 나를 사용(?)할 땐 서로간의 감정과 역사와 경험을 바탕으로 나를 대하는 방법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싸움도 일어나고 사랑도 일어나게 만드는 그 방법들은 그들과의 미래보물상자로 두고 (물론 이후 기회가 된다면 그들을 위해서 써보아도 좋겠다. 특별히 연인 사용설명법은 써보고 싶기도 하다.) 


오늘은 < 권은선 사용설명법 : 낯선이편 > 이것을 간략하게 써본다. 

낯선이들이 누구일지는 나는 알수 없고, 그들이 이 글을 읽고 나를 마주하여 앉아 이 글에 대해 이야기 할 재미난 상황도 주어지면 좋겠다 싶다. 인생 속 즐거움 중 하나가 낯선이가 친밀한 이가 될 때의 그 순간들이기도 하니 말이다. 그래. 나는 그 순간들을 좋아한다. 


재미난 책 제목이 떠올라서 다시 그 책을 잠시 잡았다. 접어두었던 여러 책갈피 속에 한 단락을 담아와봤다.


 다른 사람들은 온전한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건 분명 본받을 만한 행동은 아니다. 만약 우리가 인간 문명이라는 거대한 실험에서 진전을 보고 싶다면 말이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은 사고 능력이 부족하다는 인식의 문제에 대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슈뢰더는 이렇게 설명한다. 인식 기능은 “언제나 우리 자신의 관점에 갇히”기 마련이고, “이에 대응하는 방법은 언어를 포함하는 좀 더 의미있는 방식으로, 실제로 상대방과 마주 앉아 관계를 맺는 것이다언어가 발달한  어느 정도 이런 이유에서다다른 사람들의 생각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내려는 사회적 목적 말이다.” 

 다시 말해, 우리는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걸어야 그 목적에 다가갈 수 있다. 

p.52 <낯선사람에게 말을 걸면>



  참고로, 강조 부분은 나의 개인의 강조임을 기록한다.


낯선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권은선에게 ‘당신을 이야기 해주세요’라고


권은선 이라는 사람은 거대한 인간 문명이라는 거대한 실험실에서 <행복>을 맛보고 싶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행복하기 위해 나 자신이 행복한가를 늘 고민하고 생각해봅니다. 참고로 행복은 보이는 것 40% 보이지 않는 것 60%로 채워져야 한다고 생각하구요. 골몰히 처음 본 당신을 유심히 바라보는 권은선의 눈빛을 읽었다면 권은선이 지금 행복한 당신을 바라보며 그 행복이 무엇인지 궁금해 하는 구나 생각하는 것입니다. 묻기전에 당신의 ‘지금행복’을 이야기 해주세요. 


권은선 이라는 사람은 거대한 실험실에서 <따뜻한 연민>을 느끼고 싶어하는 사람입니다. 

길을 가다 쓰레기를 줍고 있거나 조금은 부족한 사회의 한 면에 쓰라린 목소리를 내고 있다면 따뜻한 시선을 보내주세요. 권은선은 어쩜 당신만큼만 환경을 생각하고 당신의 얇은 셔츠 만큼만 사회의 부조리를 깨닫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단지, 이 삶을 먼저 살아온 이들이 권은선의 신뢰받는 친구들이기에 그렇게 살고 있지요. 그러니 따뜻한 연민으로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권은선 이라는 사람은 거대한 실험실 (거대한 인간문명속에서!) <환대>를 받고 싶어하는 사람입니다. 

늘 주변에 아기가 있던가 가족이 있던가 친구들이 있던가 캠페인문구들이 살아있던가 풀이 살아있던가 바다가 살아있던가 (살아있는 휴대폰이 있던가도 포함하여) 늘 살아있는 무언가로 둘러있는 권은선은 환대를 좋아하고 환대에 많은 시간들을 보냅니다. 오만의 평도 받고  오버의 평도 받는 그 환대들은 사실 이젠 권은선의 자아가 되기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환대만큼 손해보는 일이 없거든요. 환대는 돌아오는건 없어도 잃는건 없기 때문인데다가 주어도 주어도 더 줄 수 있는 무형의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꼭 황금알 같다 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낯선 당신이 나를 환대해준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낯선 당신의 언어로 당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면서 나의 진정성을 이해해주는 환대를 받는다면 나는 행복할 것 같습니다.


 글을 쓰고 보니 낯선이를 위한 글이기도 하고 낯선이들을 대하는 나의 글이기도 하네요.


당신을 이야기 해주세요. 당신의 생각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야기해주세요. 

귀기울여 듣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시선 : 실제하지만 실제하지 않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