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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이 리더의 조건이라구요?

Executive presence 는 편견의 언어이다


"Executive presence" - 외국계 기업 14년차인 나에게 가장 혼란을 주는 단어이다. 

Does this candidate demonstrate executive presence? 

What does she need to do more to develop her executive presence? 


사전적 정의
Executive presence is the ability to exude a sense of gravitas - confidence, decisiveness, dignity and poise.

리더의 존재감은 자신감, 결단력, 위엄 및 침착함과 같은 중대감을 발산하는 능력이다. 


왜 자신감, 결단력, 위엄이 요구되는 것일까? 이것이 업무를 하는 것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만약 기존의 업무가 이 능력을 보여줄수 없는 특성을 지녔다면, 어떻게 면접에서 이 능력을 '보여줄수 있을까'

면접 후보자들이 자신감 있게 보이려고, 강해보이려고, 위엄있어 보이려고 - 여러가지 "있어보임"을 증명하는 노력을 많이 보았다. 당연히 그래보여야 점수를 잘 딸 수 있기 때문이다. 



나 스스로의 경험도 맞장구친다. 

Executive presence 가 면접관 점수표에 들어가 있는것을 모를리가 없으니. 


내부 리더자리로 가는 중대한 면접이 다가왔을때, 

Executive presence 가 왜 필요한지, 정확한 의미도 파악하지 못한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사람들이 보는 나와 내가 아는 나의 갭이 느껴질때 왠지모를 수치심도 느껴졌다. 


내성적 성격에, 말하고 싶은 분위기가 아니면 말을 하지 않는 내가

겉모습부터 말투까지 꾸며대려고 했다. 

최대한 내가 아닌 모습을 보이면 더 높은 점수를 딸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심지어 그런 노력을 하는것 조차도 몰래몰래 였다. 아시아인으로서의 핸디캡을 미리 인지하고 있는 내 보스 - 한 술 더 떠서

Executive presence 를 연습시켰다. 지금까지 했던 모든 경험을 executive presence 라는 필터로 걸러내어 잘 보여질수 있도록 가이드 했다. 



그토록 원했던 자리 - 이제와 돌이켜보니, 평가항목에 있었던 executive presence 는 나에게 중압감만 안겨줬던 단어였다. 

그것은 성공을 보장시켜주는 보증수표가 아니라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얻어지는 결과물 이란걸. 


자리에 오르고 많은 이해관계자들, 리더들과 대화를 해나가면서

내 업무에 필요한것들을 좀더 깊이있게 파고들며,

상대가 원하고, 가려운부분에 대해

말해주는 부분이 늘어나니

자연스럽게 내 몸에 executive presence 라는 근육이 붙는 느낌이다. 


Executive presence, 리더의 존재감, 카리스마 - 이 또한 기존 세력의 이미지화가 만들어낸 편견의 언어이다. 수려하게 말잘하고, 세보이고, 있어보이는 사람들은 이 능력을 가진것처럼 보이는 사람에 대한 유사성 편견(Affinity bias) 을 가진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경험을 가질 수 있는 기회조차 가질수 없게 되는것이고, 점점 위에 포진된 리더들의 모습은 일관성 있게 형성되어가는것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평등한 기회를 주기 위해서는 "있어보이는" 주관적 잣대를 없애는게 최선이다. 

ATS 에서는 최근 Biased language 로 presence 를 꼽으며 채용 면접관들이 첫인상이나, 성격 (내성적) 인 부분들을 고려하지 않는것을 대놓고 가이드라인으로 정했다 (아래 참조자료). Executive presence 가 역할과 책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데 관련성이 없다는 주장을 덧붙이면서 말이다. 

진정으로 어떤 일을 잘할수 있는 능력을 보기 위해 방해되는 요소를 제거하는것은 너무도 중요하다. 그 중하나가 바로 편견의 언어를 제거하는것. 

시스템적으로 만들어진 편견이라면 시스템적으로 풀자. 

Executive presence 는 기존 계층의 리더들에 의해 시스템적으로 학습된 편견의 언어이며 이는 성공을 보장하는 보증수표가 아니다. 


편견에 사로잡혀 진정 보석을 놓치는 우려를 범하지 않는것은

우리 리더들의 몫이다. 

Gartner, Five Ways to  Mitigate Bias in  Recruiting


편견에서 벗어나기위해 필요한 리마인더 - 

Preference, Tradition, Requirement (PTR)


채용단계에서, 인사평가 단계에서 또한 인간 행동을 리뷰하는 모든 활동에서 적용할수 있는 기준이 바로 이것이다. 


내 기준으로 선호하는것은 아닌지 Preferred?

지금까지 했던대로 하는것은 아닌지 Trandition? 

진정 필요로 하는 조건인지 Requirement!!!

스스로 묻고 점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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