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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시대, 성장에 목마른 당신에게

'버리는 것'도 전략이다

나는 15년차 월급쟁이_



나는 멈춰있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스스로 쓰임새 있게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야만 잘 살아진다. 끊임없이 뭔가를 배우려고 한다. 새로운것을 배우면 또 다른 새로운 것이 눈에 들어온다. 


코로나 시즌 이후 내가 배운것만해도 가지가지다. 코로나로 카페들이 문을 닫고 테이크아웃만 했던 작년 겨울이래, 나는 강원도로 가서 커피바리스타 자격증을 땄고, 2주 속성으로 골프를 배웠고, 천연비누 만드는 것을 배웠고, 최근에는 발레도 배워서 하고 있다. 나는 풀타임 워커 (work) 그리고 맘(mom)이다. 코로나가 앞당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었을까, 그건 아닌것같다. 아이가 어느 정도 크고나니 나 스스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자문하는 시간이 생겼고 그 시간이 너무 소중해서 의미있게 쓰고 싶었다. 또 새롭게 뭔가를 배우면 뭔가 더 할수 있을것 같은 생각도 든다. '더더더'라는 생각이 드는것은 채워지지 않은 뭔가가 있어서 그런것같다.

 

'쓰임새'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이들


이처럼 쓰임새 있게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된다. 이들은 또박또박 들어오는 월급에 노예가 되고 싶지 않고, 자기 주장이 있으며, 하고 싶은것들이 많이 있다. 직장에서 그 욕구를 실현하기란 쉽지 않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상사가 하고 싶은 것이 아닐 수도 있고 실무 전문성으로 주도권을 아무리 많이 가져온다 한들, 조직에 하나의 구성원으로서 일에 대한 완전 통제력을 가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사람들은 어떤 일에 대한 자기 통제력이 강해질때 큰 보람을 느낀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 -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여러 보고 라인을 거쳐야하고, 이메일을 보낼때 걱정되는 순간이 많이 떠오른다면 통제 불가능한 요소가 많이 있다는 증거이다.  반면 내가 떠오르는데로 바로 바로 계획을 수정하고 이를 실행해 옮길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 통제력이 그다고 볼수 있다. 직장문화가 개인의 개성을 죽이고 조직 규칙, 상명하복의 수직적 체계가 강하다면 더욱 힘들것이다. 이들은 자신만의 엣지를 숨겨야 할때가 언제인지 알며 그 과정에서 자신 내부와의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며 출근-퇴근을 반복한다. 



퇴사를 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직장인으로서 살고 있다면 언젠가 당신은 퇴사를 할 것이다. 그게 바로 다음달이 될 수도 있고 3년후, 5년후가 될 수도 있다. 출근-퇴근의 나날들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가. 완전 통제력을 잃은채 눈치만 보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는 않는가. 아니면 N 개의 취미, 부업들로 자신을 괴롭히며 투머치 바쁜 삶은 살고 있지는 않는가. 가. 퇴사하는 그날을 진심으로 자축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무르익기 위해서는 버리는 전략을 택하라


최근 비지니스 공부를 하면서 느낀것은 비지니스와 개인의 성장 곡선은 닮은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비지니스 전략이 성공하려면 그 비지니스가 추구하는 가치, 아이덴티티가 명확하게 서비스와 제품으로 구현되어야 한다. 그 선명함을 이루어 내려면 여러가지를 짚어넣어서는 안된다. 고객에게 선명한 인상을 주고 그것이 유니크한 고객경험으로 이어지려면 '하나만' 잘 남기면 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잘 버리는것이 중요하다. 예를들어, 식당에 들어갔는데 그 식당의 아이덴티티와 무관한 그림이 벽에 걸려있다거나, 배경음악이 어울리지 않는 다거나, 심지어 메뉴 또한 쌩뚱맞는 것들이 뒤죽박죽 섞여 있다면 선명한 고객경험과는 멀어진다. 좋은 인상을 남기기는 커녕 금방 고객의 기억에서 잊혀진다. 개인도 마찬가지다. 개인이 전문성으로 살아남으려면 일관되게 이어지는 스토리라인이 필요하며 그 일관성에 개인 스스로가 흠뻑 젖어들어야 디테일이 살아난다. 


내 커리어의 대단한 롤모델이자 내 인생의 히어로인 전 보스의 말이 생각이 난다. "You can do many things. But we can't do everything at the same time". 

당신의 성장에 속도라는 가정이 붙는다면 분명히 버리는 전략이 필요하다. 복잡한 인간관계에서 오는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 뭐든지 잘해서 사랑받겠다는 알파걸 지향주의, 다른 사람들이 하니깐 나도 해야한다는 강박 모두 훨훨 털어내 버리자. 탐색기간을 거쳤다면, 과감없이 버리자. 살리기 위해 버리는 것이다. 


밟고 있는 브레이크를 떼고 앞으로 나아가려면 내가 가야할 곳이 어디인지 알아야 한다. 한번에 다른 길을 동시에 갈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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