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친구의 표정 변화에 민감하다.
필요한 것을 먼저 알아챈다.
친절하다.
실수를 이해한다.
친구를 즐겁게 한다.
따뜻한 사람이다.
나는 좋은 사람이다.
그런데, 나는 나의 표정 변화에도 민감한가?
내가 필요한 것을 나는 알아주는가?
내 실수를 이해해주는가?
나를 즐겁게 해주는가?
나에게 따뜻한 사람인가?
나는 나에게 좋은 사람인가?
평소 친구들에게 했던 질문을 나에게 해보면 어떨까.
“너의 마음은 어때?”를 “내 마음은 어때?”로,
“너는 괜찮아?”를 “나는 괜찮아?”로.
직장에, 해야 할 일에, 시간에 치여
언제나 나를 후순위로 미뤄두었다.
타인에겐 참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좋은 사람의 가면을 쓰고 살았다.
그러다 보니, 가면 속에 있던 나를 잊었다.
다시 찾으려니
나는 어떤 사람이었더라—
정작 내가 나를 제일 몰랐다.
나를 알아가며 가면을 한 꺼풀씩 벗었다.
애벌레가 나비가 된 것처럼,
나는 ‘나다운’,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 있었다.
나비는 참 힘들었겠다.
날개를 한 번 펴기가.
두껍게 쌓인 껍질에서 벗어나기가
얼마나 무서웠을까.
그 속에서 나오면
말랑한 속살이 다칠까, 아플까
얼마나 겁이 났을까.
하지만 시간이 지나 단단해진 나비는
참 아름다웠다.
모든 가면을 벗어버린
날것의 나는 참 나답다.
오늘은 나에게 좋은 사람이 되어보자.
내 마음은 다치지 않았는지, 오늘 하루는 어땟는지,
물어봐주자.
그리고, 껍질을 벗은 날것의 내가 두려운 친구들에게,
날것의 너는 참 너답다고, 참 좋은 사람이라고,
무서워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