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by 이종철

그제 고려대 문과대학에서 열린 헤겔학회 월례 발표회장에 갔다가 아주 신기한 경험을 했다. 고대 철학과 명예교수인 임홍빈 선생이 발표를 하다 보니까 선생의 제자들이 대거 참여했는데, 그 중에는 요즘 쇼펜하우어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강용수 박사도 포함되어 있었다. 나중에 뒷풀이 장소에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20년 전에 나를 만났었다고 한다. 그는 고대 철학과 86학번이다.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는 출판사 부탁으로 썼다고 한다. 그는 이책의 판매량이 이미 50만부를 넘겼고, 현재 일본어판과 중국어판 번역 출판 계약을 했다고 한다. 한국보다 훨씬 큰 그 쪽 시장에서도 열풍을 이어간다면 앞으로 어디까지 갈지 알 수가 없을 것이다. 게다가 요즘 밀려드는 강연과 인터뷰, 방송 출연료도 장난이 아니라고 한다. 로토 치고는 가히 천문학적 수준이다. "자고 일어나 보니 유명해졌다"는 바이런의 말이 꿈처럼 이루어진 것이다. 과거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밀리언 셀러를 이루었지만 기간은 오래 걸렸었는데, 강박사 책은 최단기간에 그 기록을 넘어설 듯하다. 덤덤히 남의 이야기처럼 하는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전혀 비현실적으로 들렸다. 철학이 로토의 진원지임을 감안한다면, 철학과 인문학의 위기 운운하는 것이 성급할 지경이다. 부대 효과가 적지 않을 듯 싶다. 차제에 내책 <일상이 철학이다>(모시는 사람들, 2023)(https://www.yes24.com/Product/Goods/122544485)에도 관심 좀 가져 주시길...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나와바리(なわ-ば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