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벼락같이 강원도 속초로 내려왔다. 잠시 귀국했던 딸아이가 며칠 후 다시 독일로 가기 때문에 가족 여행을 겸한 것이다. 일찍 출발해서 도로가 막히지 않아 양양에 도착한 시간은 9시가 채 안 됐다. 강원도에는 어제 눈이 많이 내려서 고속도로 주변의 산들이 눈이 쌓여서 하얐다. 오랫만에 본 양양의 해수욕장은 바람이 많이 불어서 하야 파도가 늑대처럼 이를 드러내 놓고 으르렁 거리는 것 같았다. 해변을 잠시 산책한 후 근처에 있는 낙산사를 관광했다. 그런데 이곳도 바람이 워낙 세서 춥다. 홍연암까지 내려가지 않고 그냥 의상대에서 푸른 동해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 몇 장을 찍고 나왔다. 고성으로 올라가는 길에 잠시 속초의 아바이 마을 근처에서 사진을 찍었다. 하얀 눈으로 덮힌 설악산을 배경으로 고층 건물의 현대식 도시가 있고, 그 밑에는 바닷물이 들락거려 배들도 있다. 서울에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기막힌 뷰(View)다. 대포항을 지나치다가 마침 점심 시간이라 대구탕을 하는 집에 들어갔는데 이곳의 음식이 기가 막힐 정도로 푸짐하고 맛있다. 이번 여행의 3박자 아다리가 아주 잘 맞는 느낌이다. 차를 빼서 고성으로 향하는 중간에 아야진 해변이 보이길래 들어와서 전망이 좋은 카페에 자리를 잡고 음악을 들으면서 글을 쓴다. 하얀 백사장 뒤로 동해의 높은 파도가 넘실거리는 모습은 아무리 보아도 실증이 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