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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철 Aug 13. 2024

밀정 논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계기로 밀정 논란이 수면 위로 떠 올랐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김형석 말고도 역사와 사상 관련 기관장을 모두 뉴라이트 계열 인사로 심어 놓은 사실은 그동안 모르고 있었다. 동북아역사재단, 국사편찬위원회, 그리고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정부 산하의 국내 3대 역사 기관인데 이들 기관장 모두가 뉴라이트 계열 학자들이다.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으로 올해 1월 박지향 서울대 서양사학과 명예교수가 취임했다. 그는 전공자도 아니면서 중국의 동북공정에 반대해 세운 기관의 기관장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 배경에는 2006년에 나오는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의 공동 저자라는 이력이 작용했을 것이다. 지난 5월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으로 취임한 허동현 경희대 교수는 박근혜 정부 시절 주류 역사학계의 비판 속에 추진된 역사교과서 국정화 작업에 참여한 경력이 있고, 과거에도 친일적 발언으로 여러 차례 문제가 된 바 있다. 지난 달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원장으로 취임한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일제의 징용과 위안부 강제성을 부정하고 독도가 우리 영토라는 근거도 부족하다고 주장한 <반일 종족주의> 저자 중 한 명이다.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가 주도한 <반일 종족주의>에 참여한 뉴라이트 인사들은 골수 밀정들이다. 


어떻게 한 나라의 역사와 사상을 담당하는 중추 기관의 기관장을 하나같이 이런 자들로 도배를 했을까? 국민들도 윤 정부가 친일 정권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심한 줄은 몰랐을 것이다. 윤 통을 위시한 현 정부의 인사들은 아예 드러내놓고 적극적으로 친일 행각을 일삼고 있다. 최근 일제강점기 강제로 끌려간 조선인 노동자들의 한이 서린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이 지난 27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사도광산의 피해자인 한국 정부가 순순히 일본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적극 반대했어도 모자를 판인데 손을 들어주면서 한다는 소리가 조선인 노동자들의 실태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라는 변명을 내놓았다. 그것도 뚫린 입이라고 이런 망발을 일삼을 수 있는 것은 윤 정부의 대표적인 친일 행각이라는 배경 때문이다. 그들이 이완용처럼 나라를 팔아먹을 만큼 이 나라가 호락호락하지는 않겠지만, 대한민국의 드높은 기상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런 밀정 벌레들을 하루 빨리 청소해야 할 터인데, 이 땅의 많은 지식인들은 '먼 일이여?' 하면서 눈만 뻐끔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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