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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철 Aug 20. 2024

전기차 화재

한 때는 신분 과시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푸른 색깔의 번호판을 단 전기차가 지금은 애물 단지로 전락했다.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일어난 전기차 화재로 무려 600여대의 차량이 손실을 입었고, 지금도 피해 아파트 주민 수십 세대가 집으로 귀환을 하지 못한 채 보호소에서 고생을 하고 있다. 사실 이만한 피해는 전쟁 통에 미사일을 맞았을 때나 벌어질 수 있는 대형 사고다. 당장 해당 차량의 제조 업체 벤츠는 이 사태가 야기할 수 있는 엄청난 영향을 고려해서 43억을 피해 주민 지원비로 내놓았다. 하지만 이것은 언발에 오줌 눟기나 다름없다. 사실 이 사태로 인한 피해 보상을 누가 해줄 수 있을 지 현재로는 전혀 감당이 안되고 있다. 차량 보상액의 한도가 있는 데 600여대나 되는 차량의 피해와 아파트 주민들의 피해를 누가 어떻게 보상해줄 수 있을지 막막한 상태다. 이문제에 대한 명확한 책임 여부도 분명히 해야 한다. 이로 인해 이제 많은 아파트가 지하 주차장에 전기차가 드나드는 것을 막고, 지하에 있는 충전소도 지상으로 옮긴다고 난리다. 그런데 지상 주차장이 없는 아파트의 경우는 어떻게 할까?



이런 엄청난 사고가 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원인 규명이 쉽지 않다. 사고 차량은 분명히 주차 중이고 충전 상태도 아니었다고 한다. 전기차 사고는 이렇게 멀쩡하게 주차 중인 상태에서 화재가 나니 그것을 소비자가 어떻게 사고 가능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이 여러가지로 진단하고는 있지만 장님 코끼리 만지기 식이다. 전기차 사고는 국내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이미 포루투갈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사고로 수백대가 손실을 입었다고 하고, 이러한 유사 사고가 앞으로 비일비재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일국의 문제가 아니라 전기차를 사용하고 이용하는 전세계의 국가들이 다 관련되어 있다. 일단 화재가 벌어질 때도 개솔린이나 디젤 차량의 화재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진압하기도 어렵다. 이런 상태에서는 정확한 원인 규명과 대책이 마련되기 까지는 전기차 생산을 유보해야 한다고 본다. 전기차는 차주 개인의 문제를 떠나 있다. 이런 잠재 위협이 큰 전기차가 도로를 굴러 다니게 하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 전기차의 밧데리는 언제 어떻게 흉기로 변할 지 모르는  폭탄이나 다름없다. 



전기차와 같은 형태의 신기술이 안고 있는 잠재적 위협이 사실상 확인이 되지 않았지만 도처에 널려 있다. 나는 그 중의 하나가 인공지능과 관련한 기술에서도 나타날 것이라 생각한다. 인공지능은 그 성장 속도에 비해 위험의 통제가 쉽지 않다. 영화 <터미네이터>가 보여주었듯, 인류의 미래는 인공지능과의 싸움으로 운명이 결정될 지도 모를 일이다. 눈앞의 효과나 성과만 보고서 무조건 개발하는 것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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