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철학자 사르트르가 카페에서 긴 파이프를 물고 글을 쓰는 모습을 많이 보았을 것이다. 실제로 프랑스의 많은 사람들은 노천의 카페에서 담배를 피우면서 글을 쓰고 담소도 즐겼다. 그 당시 카페에서 담배는 무시로 허용되었다. 그런 프랑스에서도 지금은 카페에서 담배를 피우지 못한다고 한다. 세월이 달라졌다.
한국은 카페 천국이다. 어디를 가든 카페가 널려 있다. 작은 동네의 뒷골목에도 카페가 있고, 산속이나 바닷가에도 카페가 있다. 한국의 카페에서는 예전의 프랑스 카페처럼 담배를 피울 수는 없다. 하지만 한국의 카페에는 다른 장점이 있다. 한국의 카페에는 와이파이가 있다. 그것도 초고속 5G이다. 노트북만 들고 다니면 전국 어디서든지 카페에 들어가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다. 프랑스인들의 담배처럼 현대 한국의 카페에는 핸드폰이나 노트북에 날개를 달 수 있는 와이파이가 있다.
지난 여름 혹서로 시달렸지만 카페에 가면 냉방이 잘 돼 있어 추울 정도이다. 나는 가끔씩 노트북 하나 달랑 들고 카페로 간다. 냉커피 한 잔 시켜 놓고 노트북 밧데리가 경고 표시를 보일 때까지 4시간 정도를 보낸다. 노트북과 와이파이만 있으면 어떤 작업도 소화할 수 있다. 이 4시간 동안 집중력도 크다. 집에서는 경험할 수 없을 만큼 시원한 데다 집에서 처럼 영화 보는 식의 한눈도 팔지 않는다. 가성비가 이렇게 좋은 공간이 없다.
한국의 카페는 너무 많아도 너무 좋다. 현대인의 쌀과 같은 Wifi를 마음 대로 쓸 수 있고, 너무 시원해서 좋다. 프랑스 인들의 카페처럼, 한국인들의 카페는 인문학의 산실이다. 대학의 연구실은 저리가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