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보고타의 햇살 아래

9년간의 국경 없는 연애 스토리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한 이야기

by 양원창

2장.보고타의 햇살 아래


콜롬비아 보고타의 아침


해가 떠오르기 시작한 보고타의 아침은 늘 빵 냄새로 가득 찼다. 유리창 너머로 들어오는 따뜻한 햇살, 그리고 골목 반대편 작은 빵집에서 풍겨오는 막 구운 빵의 향기.


미셸은 그 냄새를 누구보다 사랑했다. 창문을 열자, 공기 속에 갓 구운 파네스의 고소한 향이 스며들었다. 빵 냄새는 늘 그녀에게 어릴 적의 기억을 불러왔다. 식탁에 놓인 따뜻한 아레빠, 어머니의 손길, 그리고 창밖을 바라보며 웃던 누군가의 얼굴.


그 순간, 쾅—

방문이 벌컥 열리며 니콜이 들어왔다.


언니! 아직도 자? 늙었어 늙었어!”


미셸은 이불을 턱까지 끌어올리며 눈을 찌푸렸다.


“니콜, 아침부터 왜 이렇게 시끄러워…”

“빵 냄새 좋다고 침 흘리는 소리 다 들렸거든?”

니콜이 웃으며 베개를 하나 들어 미셸의 배 위에 던졌다.


“야!”


두 자매의 웃음소리가 방 안을 채웠다. 장난기 가득한 아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부엌에선 어머니가 아레빠를 굽고 있었다. 얇은 옥수수 반죽을 손으로 둥글게 펼쳐 팬 위에 올리면, 이내 고소한 냄새가 집 안을 가득 메웠다.


“잘 잤어?” 어머니의 목소리는 햇살처럼 부드러웠다.


“응. 오늘은 꿈도 안 꿨어.” 미셸이 대답하며 자리에 앉았다.


니콜은 이미 냉장고를 열고 주스를 꺼내 컵에 따랐다. 그리고 아레빠 한 조각을 몰래 집어 입에 넣는다.


“엄마! 니콜 또 몰래 먹어!”

“몰래 먹은 게 아니고, 검사 중이야. 독 없는지 확인하는 거야.”


니콜이 능청스럽게 대답하며 웃었다. 이 아침의 풍경은, 미셸에게 잊고 싶지 않은 하루의 시작이었다.

그때, 부엌 TV에서 뉴스 앵커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오늘 오후, 보고타 중앙 광장에서 열리는 문화 축제 소식입니다.

다양한 민속 공연과 음식 부스가 준비되어 있다고 하네요.


미셸과 니콜은 동시에 고개를 들었다.


“축제래, 들었어?”

니콜이 물었다.


“응. 민속 공연이면 전통춤도 나오겠네.”


그 순간, 조용히 방문이 열리며 스테파니가 나타났다. 늘 그렇듯 단정한 셔츠에 검은 바지를 입은 채, 어깨에 가방을 멘 모습. 그녀는 무표정한 얼굴로 부엌 의자에 앉았다.


“우리, 오후에 저기 가자.”


니콜과 미셸이 동시에 그녀를 바라봤다.


“광장으로 와. 3시까지. 나 수업 끝나고 갈게.”


그 말은 명령도 부탁도 아니었다. 그냥 스테파니가 정한 약속.

하지만 두 동생은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따뜻한 날들은 빵 냄새와 소리 없이 피어나는 웃음에서 태어난다.>

<Los días cálidos nacen del olor del pan y de las risas que no hacen ruido.>

월, 수,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