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간의 국경 없는 연애 스토리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한 이야기
축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광장 곳곳에 흩어진 음악 소리와 웃음소리가 햇살에 반사되어 공기 속을 떠돌았다.
미셸은 어느새 시계를 흘끗 보았다. 4시 50분. 카페에 들어가야 하는 시간이 가까워오고 있었다. 원래 5시 출근이었지만, 주인장은 항상 조금 일찍 와서 준비해 달라 했었다.
“나 먼저 갈게!” 미셸은 누나 스테파니와 동생 니콜에게 외치듯 말하고는, 광장 한편에서 마임 공연을 보고 있던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또 지각이냐!” 스테파니가 웃으며 소리쳤고, 니콜은“빵 하나만 사다줘!” 하고 손을 흔들었다.
미셸은 고개를 끄덕이며 빠른 걸음으로 골목길을 빠져나갔다. 축제 때문인지 길거리는 더 북적였고, 사람들 사이를 조심스레 피해 걸었다. 마음은 조급했지만, 얼굴엔 미묘한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축제의 기운은 그녀의 몸 깊숙이 스며들어 있었다.
몇 블록을 달리듯 걸은 끝에, 노란색 타일이 붙은 작은 골목 끝. 그녀가 일하는 카페가 모습을 드러냈다. 간판은 오래됐고, 창문엔 작은 화분들이 무심히 걸려 있었다.문을 열자마자 풍겨오는 빵냄새와 커피 향. 바삭한 크로와상과 고소한 에스프레소의 향이 공기 사이에 층층이 쌓여 있었다.
“죄송해요! 조금 늦었어요!”
주인장은 카운터 안에서 머핀 반죽을 정리하던 손을 멈추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얼굴은 굳어 있었지만, 입꼬리는 살짝 올라가 있었다.
“또 광장이지? 축제는 즐겁더나?”
미셸은 멋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좋아요. 소리도, 냄새도… 다 너무요.”
“그런 건 좋지. 하지만 오늘은 손님 많을 거야. 정신 차려야 해.”
“네!”
그녀는 빠르게 앞치마를 걸치고, 머리를 묶기 위해 고무줄을 찾아 주머니를 뒤졌다. 어깨에 걸린 긴 머리를 재빨리 뒤로 올리며 손에 익은 동작으로 정리했다.오븐 앞에서는 직원 한 명이 막 구운 치아바타를 식히고 있었고, 손님들은 줄을 서서 메뉴판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커피 두 잔, 아메리카노 하나, 카페꼰레체 하나 부탁해요.”
“네, 바로 준비해드릴게요.”
미셸은 주문을 받고, 리듬감 있게 커피머신 앞에 섰다. 에스프레소의 굵은 소리, 우유를 스티밍하는 찻소리, 잔 위로 내려앉는 향. 그녀의 동작은 정돈되어 있었고, 무엇보다 자연스러웠다.손님 중에는 늘 오는 단골도, 오늘 처음 오는 외국인도 있었다.
“Hola, cómo estás?”
미셸은 스페인어로 말을 건넸고, 그 작은 대화 하나에, 공간이 조금 더 부드러워지는 느낌이었다.바쁜 와중에도 그녀는 순간순간 주변을 살폈다. 커피가 나가고, 잔이 비워지고, 냅킨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었다. 눈에 익은 풍경. 그런데, 오늘은 어쩐지 평소보다 그 풍경들이 더 선명하게 느껴졌다.창문 밖으로는 축제의 여운이 아직 남아 있었다.
기타 소리, 사람들이 내는 웃음소리, 깃발이 펄럭이는 모습이 멀리서도 보였다.
그 순간, 그녀는 문득 자신이 어딘가 다른 흐름 속에 있다는 생각을 했다. 언제나처럼 일하고 있었지만, 마음은 어딘가에서 여전히 축제의 햇살을 안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감정은, 어쩐지 조금 낯설고 따뜻했다.
"El olor a pan se desliza con el viento."
"빵냄새 가 바람을 타고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