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MYR(링깃) = 322원 정도이지만, 편의상 300원으로 계산했다.
12월 중순의 겨울이지만 따뜻한 날에 비행기를 타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왔다.
전날 트레블월렛 카드를 없어 난리는 치며 재발급을 받고(ATM기에서 바로 발행이 가능하다. 그런데 가방 안쪽 구석에 있었다), 몇 년 만에 짐을 수화물로 부쳤더니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버스 타고 이동해서 짐을 찾는 신기한 경험도 하고 (들고 타려고 짐을 가볍게 싼 건데), 자동출국 심사인데 내 여권을 인식 못해서 고생하고(직원이 했는데도 잘 안되다가 여권을 살짝 드니 인식이 되었다), 한국에서 구매한 esim이 제대로 동작을 안 해 그랩을 못 부르고 2배 가격으로 택시를 타고(내가 설정을 빼먹었었다. 2배라고 했지만 가까워서 3,000원 더 냈다), 숙소에 와서 짐을 풀었더니 허리띠가 없었지만(출국할 때 입은 옷은 허리띠 일체형 바지였다) 자정쯤에 숙소에 잘 도착했다.
쿠알라룸프루는 도시만 보면 괜찮은 듯 하지만, 동남아 주변의 다른 도시와 비교하면 여행하기 애매한 도시이다. 가보거나 여행을 계획해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사실 시내에 별게 없다(고 생각이 든다).
출처 : 트립콤파니 님 유튜브
나름 쉬러 온 것이고 쿠알라룸푸르에서만 4일을 꽉 채워 지낼 계획이기 때문에 남들이 잘 가지 않는 곳도 구석구석 다녀볼 수 있었다. 쇼핑과 맛집 탐방을 안 하면 시간이 많아진다.
그래서 남들이 안 가는 (괜히 안 가는 게 아니지만) 곳들 위주로 소개를 해보겠다.
입장료 : 무료
구시가지의 중심인 므르데카 광장에서 서쪽으로 1.5km 떨어져 있다. 걸어갈 수 있는 거리이지기는 하지만 이 도시가 보행에 편한 도시는 아니다. 돌아가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인도가 끊기지 않고 있다.
도시 안에 있는 작은(?) 하이킹 코스라고 무시하고 갔다간 큰코다치기 십상이다.
지도를 보면 좀 복잡해 보이지만 CP-XX로 된 코스와 NCP-XX로 된 2개의 코스가 있다. 나는 CP-XX 코스를 이용했는데 들어가자마자 울창한 나무들을 보고 당황했다. 그리고 조금 더 들어가면 나무 위와 뒤에서 작은 짐승이 돌아다니는 소리가 난다. 다람쥐들인데 워낙 많아서 고개만 살짝 돌려도 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다람쥐나 청설모를 어쩌다가 보게 되는데 여기서는 원 없이 볼 수 있다. 하지만 다람쥐에게 너무 눈을 팔고 있으면 모기떼에 물리기 십상이다.
한 2km 정도 들어갔다가 지도를 제대로 보기 시작했다. 대충 가다 보면 출구가 나오겠지라는 무개념으로 시작했는데 끝이 안 나와서 지도를 보니 전코스를 가면 집에 못 갈 거 같은 생각이 든다. 다행히 단축코스를 많이 만들어 놔서 3km 정도 트레킹을 하고 나왔다. 전 코스로 갔으면 5km 정도 될듯하다.
도심에서 숲 속을 돌아다니는 느낌을 즐기고 다람쥐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입장료 : 무료
하이킹 코스 아래에는 식물원이 있다. 식물원이면 유리로 된 온실 건물이 떠 올리는데 그냥 야외의 넓은 공간에 여러 종류의 식물을 심어 놓은 곳이다. 한 바퀴 돌면 3~4km 이상 될 거 같다. 관광객이 방문하기보다는 지역주민들이 산 택하고 운동하는 곳이다. 이곳의 이슬람 여성들을 보면 히잠을 쓰고 긴팔옷과 긴바지를 입고 러닝을 한다. 대단하다.
벤치에 앉아 쉬는데 어떤 할머니가 (영어로) 어디서 왔냐며 친하게 말을 걸길래 대답을 했는데 포교활등을 하시는 것이었다. 한국의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어디냐고 물어며 스마트폰으로 예배 볼 수 있는 곳이 어디 있는지 친절히 알려주시길래 짐 싸서 자리를 피했다. 참고로 '여호와의 증인'이었다.
입장료 : 85링깃 (2.6만 원)
식물원 바로 옆에 있다. 여기는 거대한 새장 안에 들어가서 새를 보는 곳이다. 싱가포르나 다른 곳에도 비슷한 새 공원이 있는데 내가 가봤던 곳 중에는 가장 규모가 컸다. 평소에 철장 너머로 또는 저 멀리 보던 새들을 1~2미터 거리에서 볼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자 감동요소이다. 그래서 관광객들도 많이 오고 애들도 많이 온다.
입구 근처에 있는 Zone1과 2는 새들이 자유롭게 노니는 곳이지만, 그 외의 지역은 새들이 새장 안에 갇혀 있는 곳이다. Zone1과 2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길 추천한다.
약간 비싸지만 추천하는 곳이다.
https://maps.app.goo.gl/hp86kBJ6q57Zmh5u9
입장료 : 20링깃
새공원과 등을 마주 보고 있다. 서로 붙어 있지만 입구가 정반대여서 좀 돌아가야 한다.
말레이시아의 국교는 이슬람교이고 기도 시간에 되면 아잔 소리가 도시 곳곳에서 흘러나온다. 국민의 60
%가 이슬람교라니 많은 것도 같지만, 불교나 기독교, 힌두교 신자도 많다. 내가 숙소로 잡은 차이나타운에는 힌두교 사원도 있고 도교 사원도 있다. 시내 곳곳에서 히잡을 쓴 여성이 많지만, 술도 파는 연성 이슬람 국가이다.
이슬람 문화가 꽤 화려한 예술을 가지고 있다. 이곳은 규모도 상당하고 아랍지역은 물론 터키나 스페인 등에서 온 다양한 예술품들이 많이 있다.
국내에서는 접하기 힘든 이슬람 문화를 볼 수 있고 아름다운 소장품이 많기 때문에 추천한다.
입장료 : 무료
이슬람 예술 박물관 바로 건너편에 있다. 방문객은 복장 점검을 받고, 반바지를 입었거나 여자의 경우 히잡이 없으면 빌려주는 가운을 입고 들어가야 한다. 방문객이 갈 수 있는 곳이 한정되어 있어서 둘어보고 나오는데 15~30분이면 충분하다.
모스크만 보러 오기에는 좀 아쉽고, 예술 박물관과 같이 오기를 권한다.
입장료 : 5링깃
식물원이나 모스크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면 된다. 큰 도로를 건너야 하지만 육교 및 지하도가 잘 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국립박물관을 생각하고 간다면 조금 실망할 수 있다. 게다가 앞에서 말한 예술 박물관보다도 훨씬 작다. 비교적 작은 건물에 4개의 전시실을 갖춘 곳이다. 그래도 한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볼 수 있는 곳이라 추천한다.
출구로 나가서 주차장 쪽으로 가다 보면 바로 옆에 오랑 아실(원주민) 공예 박물관이 조그마하게 있다. 국립박물관 입장권으로 (아마도) 들어갈 수 있는 곳이고, 금방 볼 수 있으니 간 김에 보면 좋다. 대부분의 공예품을 나무로 만들어서인지 오래된 작품은 거의 없고 2000년대 이후에 만든 것들로 전시되어 있다.
이상은 도시의 서부 쪽에 있는 곳들이다.
다른 지역은 다음 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