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히 계획된 완결
오늘로 나는 종강을 맞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습한 공기와 내 정수리를 강타하는 햇빛에 땀이 줄줄 흘렸다. 아... 오늘 아침에 샤워했는데. 마음속으로 씨발 삼창을 하니 그래도 무념무상이 되더라.
종강이라고 내 인생이 바뀌진 않는다. 여전히 나는 평소 그대로 일거고, 성장하지도 못할 거고, 자기 만족도 하지 못할 거다. 그러면 이대로 완결이 나도 좋지 않을까. 최종화에 애기를 둘러업고 더럽게도 싸우던 가족들과 웃고 떠드는 드라마 주인공들처럼, 그 후의 앞날은 모른 채 오늘이 마지막 웃는 날인 것처럼 즐겁게 끝내고 싶다.
아, 근데 안될 거야. 오늘은 즐겁지 않았으니까. 현실의 인간은 완벽한 완결을 내지 못하는 운명이다. 어떤 사람이든 용두사미로 끝나는 허접한 엔딩이 기다릴 뿐.
내 브런치의 정체성을 정했다. 정갈하게 쓰인 개소리 모음집이다. 이것도 10년 뒤엔 떡상할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