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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으로 남기는 기록

사라지지 않는 사랑, 글로 이어지는 시간

by 루루맘


아이를 낳고 처음 맞은 날들은 참 버거웠다.
웃다 울다, 또다시 일어나기를 수십 번.

그때마다 내가 붙잡은 건 글이었다.

글을 쓰는 동안만큼은 흔들리던 내 마음이 잠시 숨을 고를 수 있었고,
문득 알았다. 이 기록이 언젠가 내 아이에게 건네줄 가장 정직한 선물이 되겠구나.



사람들은 집이나 돈을 유산이라 말한다.
하지만 내가 남기고 싶은 건 조금 다르다.

아이를 품고 버텼던 날들의 기록.
새벽마다 흘린 눈물, 웃음, 그리고 한숨까지.

그 모든 순간이 모여 글이 되었고,
그 글은 내 삶이자, 너희에게 남길 가장 큰 유산이 되었다.

언젠가 내가 곁에 없어도, 글만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사진은 빛이 바래고, 목소리는 기억에서 흐려지겠지만, 글은 여전히 살아남아 그날의 체온과 떨림을 전해줄 것이다.




나는 자주 상상한다.
훗날 아이들이 이 글을 읽는 순간을.

책장을 넘기다 멈춰 서서,
그 속에서 살아 있는 엄마를 만나는 순간을.

그리고 깨닫기를.
“아, 엄마는 지금도 나를 사랑하고 있구나.”

그 순간 나는 없어도,
글 속의 나는 여전히 두 팔 벌려 너희를 안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글은 아이들만의 몫은 아니다.
누군가 외로운 밤에 우연히 이 글을 펼쳤을 때,
그에게도 따뜻한 위로가 되어주길 바란다.

사랑은 가족에게만 머무는 게 아니라,
기록을 통해 낯선 이에게도 건너가니까.



기록은 단순한 메모가 아니다.
시간을 건너 전해지는 숨결이고,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흔적이다.

아이의 작은 손을 잡던 순간의 온기,
잠든 얼굴을 바라보다 끝내 삼킨 울음.

그런 사소한 장면들이 모여,
언젠가 누군가를 다시 일으켜 세울지도 모른다.




브런치는 내게 작은 무대가 되어 주었다.
나는 이곳에서 단순히 글을 쓰는 엄마가 아니라, 사랑을 기록하는 작가로 살아가고 있다.

하루의 고단함을 적어내는 일이,
결국은 누군가의 마음을 위로하고, 또 다른 누군가의 삶을 밝히는 길이 되리라 믿는다.



나는 오늘도 글을 쓴다.

사라지지 않을 사랑을 남기고,

그 사랑이 너와, 또 다른 누군가의 길을 밝혀주기를 바라며.


글은 내 아이에게 남기는 유산이자,

세상 모든 이에게 건네는 위로다.


“이 글이 언젠가, 너에게 가장 따뜻한 유산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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