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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사삭 Sep 27. 2021

교토커피(심재범)

따뜻한 커피 한잔이 그리운 가을날 읽기에 좋은..

                                                                                                                  

저의 주말 토요일 오후는 주로 동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반납하고, 새로운 책을 빌리는 것입니다. 집 근처에 이렇게 도서관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요. 


책 다섯 권을 대출하고 캔버스백에 짊어지고? 집으로 다시 향하는 발걸음은 새로운 책을 읽게 될 들뜬 기대감과 풍성함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읽은 책은 그중 "교토커피"라는 책인데, 저자가 촬영한 사진은 교토의 카페를 마치 방문한 것처럼 아쉬움이 없었고, 글은 젊은 작가의 커피에 대한 지식을 전수받은 느낌이었습니다. 


책을 끝까지 읽고 나니, 커피의 초보자인 제가 고도(古都)인 교토를 방문하여 유명한 찻집과 카페를 사사한 기분입니다. 



저자의 글은 커피에 대한 배경지식이 그다지 없는 저에게도 커피에 대한 디테일하고도 절묘한 묘사로 글의 읽는 재미를 선사합니다.

책을 읽고 나면 맛 좋은 커피를 한 잔 내려마셔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고 맙니다. ^^


커피의 산미와 향미가 폭발적이면서 밸런스와 스윗니스가 힘을 잃지 않았다.
강렬한 강배전 블랜딩 에스프레소가 중심에 맹렬히 위치하고 우유와의 궁합이 단단하고 치밀하다.
길고 섬세한 여운이 입안에 오래도록 남았다. 
스페셜티 커피가 확산되기 전, 통상적으로 세계의 3대 커피를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하와이 코나, 예멘 모카 등으로 구분했다.
스윗니스와 산미의 밸런스를 선택의 중요한 포인트로 생각한다는 매장의 철학이 기억에 남았다.
카페들이 커피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명확한 방향성을 갖고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고 난 소회는 저자가 커피에 대한 깊은 내공과 지식을 바탕으로 글을 써서인지 제대로 된 커피여행을 한 것 같습니다. 


교토와 오사카의 유명한 카페, 커피공방, 킷사텐, 커피이야기가 그곳의 명소(금각사, 은각사, 용안사, 철학자의 길, 이나리신사, 안도 타다오의 타임빌딩, 게이분샤 이치조지점, 윤동주가 다녔던 도시샤대학 등)와 잘 어우러져 책을 읽는 동안 품격 있는 여행을 하고 온 기분입니다. 


무엇보다도 저자가 방문한 카페들이 규모가 크건 작건, 저마다의 철학으로 운영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고객 한사람 한사람에 대한 섬세하고도 진지한 태도, 자신만의 철학을 구축하며 일상을 살아가는 교토의 카페와 그곳에서 일하는 이들을 통해 저의 일상 또한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이 가을날 따뜻한 커피 한잔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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