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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사삭 Feb 20. 2022

마음에도 광합성이 필요해

날은 몹시도 추운데, 창밖 너머로 들어오는 아침햇살은 따사롭기만 합니다.


아이들은 일요일 아침 곤하게 늦잠을 자고 있고, 식탁에 앉아있다 법정스님의 "좋은 말씀"이란 책을 읽던 저는 문득 창가의 햇살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저 햇살은 아무 대가 없이 우리에게 이렇게 온기를 주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하며 창가의 의자로 향했습니다.


바라보던 햇살을 몸으로 직접 따사롭게 받아보니 내 몸이 그동안 따뜻한 햇살이 그리웠던 건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매일매일의 직장생활, 그리고 이어지는 야근, 해야 할 일들이 때로는 내 마음을 무겁게 짓누를 때가 있습니다.

일에 골몰하다 보면, 마음에 여유라는 건 어느새 사라지고 수첩에는 빼곡히 그날, 혹은 일주일 동안 처리해야 할 일들로 가득합니다.


그렇게 내 마음을 살펴보지 못한 채 살다 보니 마음이 황량하고 퍽퍽하기만 합니다. 


아, 그렇습니다. 내 마음에 "광합성"이 필요한 때가 온 것입니다. 


어쩌면 법정스님의 말씀과 내 마음의 상태가 화학작용을 일으키며 그런 깨달음에 도달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새로운 부서에 온 지 두 달 여가 되어가는 지금..종종 나 자신의 한계와 부족함에 좌절도 되고, 울적한 마음이 밀려올 때가 있습니다. (아니 직장생활을 한지가 20여 년이 넘는 이 상황에서도..남들이 보기에는 저 정도면 베테랑 아닌가 하는 그런 시기에.. 저는 갓 신입사원이 된 것 마냥 모든 게 낯설고 어려운 건 왜일까요..--;;)


아..마음에 너무 그늘이 진 것 같습니다. 마음에 비만 내리고만 있었나 봅니다.


이제 활짝 갠 마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행히도 오늘 책을 통해 마음의 광합성을 할 수 있었습니다. 



어제가 도서관  반납기일임에도 반납을 하지 못해 하루가 지난 오늘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기 전에  필히 책을 읽어내야만 하는 과제?아닌 과제가 아침에 있었기에 생각지도 못한 마음의 광합성을 실컷 할 수 있었습니다. 


법정스님의 법문 모음집인 "좋은 말씀" 중 사바세계(사바세계란, 참고 견디어 나가야 하는 세상이라고 합니다)를 살아가면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할 것인가의 교훈인 "보왕삼매론"의 일부입니다. 


- 세상살이에 곤란 없기를 바라지 말라. 세상살이에 곤란이 없으면 제 잘난 체 하는 마음과 사치한 마음이 일어난다. 


- 일을 계획하되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말라. 


- 남이 내뜻대로 순종해주기를 바라지 말라.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주면 마음이 스스로 교만해진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길 '내 뜻에 맞지 않는 사람들로 무리를 이루라'하셨느니라. 


- 공덕을 베풀 때에는 과보를 바라지 말라. 과보를 바라게 되면 불순한 생각이 움튼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길 '덕 베푼 것을 헌 신처럼 버리라' 하셨느니라. 



인생이란 게 그런가 봅니다. 잔뜩 찌푸린 하늘 같은 날, 맑고 푸르른 날, 을씨년스러운 날, 추워서 잔뜩 웅크리게 되는 날, 땀이 비 오듯 하는 뜨거운 날들..


그러한 날들을 겪어가며 우리의 인생의 나이테는 하나씩 하나씩 늘어가는 것이겠죠. 


여러분도 가끔은 지치거나 힘들 때 저마다의 마음의 광합성을 해보시는 건 어떠세요?


저는 그저 책도 좋고, 음악도 좋고, 산책도 좋고, 그저 멍하니 하늘을 보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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