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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사삭 Feb 04. 2022

어떻게 잘 살 것인가? 잘 사는 것은 무엇인가?

잘 사는 것이 무엇인가의 질문에 대한 생각나눔

설 연휴에는 모처럼의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늦잠도 좀 자보고(그래봤자 일어나면 8~9시이긴 합니다만..^^; 아침밥을 해야 하고 집안일도 좀 해야하니..), TV 채널도 돌려보다가 드라마 "미스터 션사인" 재방송, 그리고,  "유퀴즈"라는 프로그램의 재방송을 시청하게 되었습니다.


미스터션사인은 찾아보니 2018년에 방영한 드라마인데(벌써 3년이 넘은 드라마였네요), 저는 그 당시에는 제대로 보지 못하고 이렇게 우연히(설연휴에 전체는 아니지만), 집안일 하다가 생각나면 TV를 켜서 틈틈이 내용의 전개를 보게 되었습니다. 


미스터션사인을 보면서 느낀 것은 첫 번째, 우리말이 참으로 곱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주인공으로 나오는 고애신(김태리)의 어투와 말씨가 어찌나 품위가 있고 단정한지요. 다른 이들 심지어 사무라이로 나오는 구동매(유연석)의 절절한 죽음에서의 마지막 대사조차도 저는 아련하고 곱다고 느꼈습니다. 


두 번째는 일제강점기에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나라를 위해 희생하셨던 의병들과 독립운동가의 삶의 모습에 다시금 깨닫게 되는 감사함과 경의였습니다. 


나라면..

그 어둡고 잔인하고 힘겨운 일제강점기에 나를 대입시켜본다면, 역시 저는 그들처럼 용기 있게 살아갈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겁쟁이처럼 숨어있거나, 변하는 세상에 대충 순응하며 살았을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시대를 반추하고 현시대의 우리에게 경종을 울려준 드라마 작가에게 고마운 마음마저 들더군요. 


드라마를 보면서 오버랩된 것은 설 연휴에 함께 보게 된 유퀴즈의 "어떻게 잘 살 것인가?"의 토크였습니다. 프로그램의 중간부터 보았기에 사실 저는 "주제"와 연관된 내용의 전반을 다 보지는 못했을지 모릅니다. 


"어떻게 잘 살 것인가?"의 주제로 초대된 분은 주식으로 상당한 돈을 번 주식 전문가가 나왔는데, 전 정말 주식으로 엄청난 수익을 올린 이야기만 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토크가 진행되는 후반에는 무언가 이 분만의 잘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나오겠지 했지만..결국 이분이 농담?처럼 한 말.. 자신은 주식을 어떻게 잘 살 것인가?라는 주제인 줄 알았다고 하는 말뿐이었습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방송에서 이분에게서 정작 얻어야 할 답을 찾지 않고 그냥 마무리한 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과 씁쓸함이 지금도 남아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미스터션사인의 많은 인물들의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가진 것도 없지만, 자신의 목숨을 아끼지 않고 헌신했던 의병들, 독립운동가들..자신의 이익, 자신의 삶을 나라를 위해 기꺼이 헌신했던 이들의 삶에서 진정 어떻게 잘 살 것인가의 해답을 조금은 찾을 수 있는 건 아닐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애국심을 말하는 것이 아닌, 그들이 진정으로 귀하게 여겼던 가치가 무엇이었던가 하는 것입니다. 


과연 우리는 돈을 많이 벌고 경제적으로 안정된 삶을 추구하면서 살면 그만인 것인가? 무언가 빠지지 않았는가? 잊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돌아봄이 있습니다. 


대학시절 교육철학 첫 시간에 교수님이 어린 저희들에게 던졌던 화두는 "잘 사는 것은 무엇인가?"였습니다. 그 당시에도 그러한 질문을 받고 어려운 질문은 아니지만, 그저 쉽게 답이 나오지 않는 질문이라고 생각한 기억이 있습니다. 나름 잘 사는 것은 이러이러한 것이다라고 노트에 끄적였던 기억도 납니다. 


그런데, 4년 동안 대학시절에 배운  여러 가지 강의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유독 그 질문만은 문득문득 떠올라 제게 질문을 던집니다. 


과연 돈을 많이 벌고 경제적 안정을 얻는다면 그것이 잘 사는 것인가? 


당장 내일 갑작스럽게 퇴사를 하게 된다면? 나 역시 경제적 어려움에 허덕일 수 있으니 미리미리 노후준비해놓고 하는 것이 잘 사는 것인 건지..


그 모든 것들을 그저 무시하고는 살 순 없겠지만, 적어도 저는 아직도 그것 말고도 우리가 소중히 여겨야 하는 가치와 나누는 삶에 대해서는 잊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려운 이웃들도 돌아볼 줄 알고, 아픔을 돌아볼 줄도 알아야 하는 것이 인간답게 잘 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잘 사는 것이 무엇인가의 질문에 저는 늘 미진함만이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복하고 향해 나가야 하는 것은 그 화두를 마음속에 두고, 오늘 실패할지언정, 다시금 내일은 다시 일어서서 나와 함께하는 가족과 동료와, 이웃들에게 따스한 말한자락, 마음씀, 기도, 나눔을 해나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온라인상에 끄적끄적 글을 쓰다 보니, 지나간 저의 글을 읽을 때마다 그 글이 저를 다시금 깨닫게도 하고 위로도 주더군요. (내가 그때 이런 생각을 했었구나 하고 새삼 놀라기도 합니다.^^;)


아마도 이 글 역시 시간이 흐른 후에 읽게 된다면 그때 그런 생각을 했고, 지금은 내가 이런 생각을 갖고 사는구나 하겠지요. 


돈의 가치를 낮게 여긴다거나, 주식 무용론을 얘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돈을 많이 번다면 그 돈으로 더 좋은 일에 쓸 수도 있으니 좋은 것이죠. 경제적 성취 외에도 잘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 찬찬히 삶을 들여다보며 살았으면 좋겠다는 게 오늘 아침 문득 글을 쓰고프게 만든 저의 지금의 마음이자 생각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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