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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육공컴퍼니 Jul 10. 2023

브랜드 수식어 체계의 중요성

360 Discovery


지난 달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 12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뜨겁다.

사전 예약만 50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이는 전작의 2배를 뛰어넘는 역대급 반응이다.



매 년 1개의 아이폰을 출시하던 애플은 2014부터는 2가지 이상의 제품을 출시함에 따라

브랜드 수식어를 통해 제품을 구분하고 있다.

이번 포스팅은 아이폰의 실패한 브랜드 수식어 체계 및 우수 사례를 통해

브랜드 수식어의 중요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역대 아이폰 수식어 체계

아래 표는 수식어 사용 유형에 따라 임의적으로 구분한 것으로

제품 Reality, 목표 Target이 확연히 다른 제품 (e.g. 아이폰 SE, 아이폰 5C)은 제외






1세대 수식어 체계 (2008 ~ 2013)

"아이폰 3G → 아이폰 3GS (3G + Speed) → 아이폰 4 → 아이폰 4S (4 + Siri) → 아이폰 5 → 아이폰 5S (5 + Security)"


2007년에 출시된 첫 아이폰 "iPhone Original" 부터 2013년 "iPhone 5S" 까지

7년간의 수식어 사용 원칙은 간단했다.

짝수 해에 출시되는 모델은 3, 4, 5와 같이 아라비아 숫자를 활용했으며,

홀수 해에 출시되는 모델은 전작의 명칭에 S 라는 수식어을 사용하여

해당 모델의 특징과 후속작임을 간결하게 표현했다.



2세대 수식어 체계 (2014 ~ 2016)

"아이폰 6 & 6 Plus → 아이폰 6S & 6S Plus → 아이폰 7 & 7 Plus"


2014년부터는 매해 2가지 모델을 출시함에 따라 같은 해에 출시된

2가지 제품의 구분자 역할을 해 줄 수식어가 필요했다.

가장 큰 차이점인 제품 크기를 명확히 표현해 줄 Plus라는 수식어를 통해 구분했으며,

다음 해에 출시되는 제품들은 이전과 동일하게 전작에 S를 붙이는 방안을 유지했다.



3세대 수식어 체계 (2017)

"아이폰 8, 아이폰 8 Plus / 아이폰 X"


2017년에는 기존 수식어 활용 원칙과 다른 2가지의 큰 변화가 있었다.

먼저 소비자들의 교체 욕구를 자극 시키기 위해 전작 모델에 S를 붙이는 방식을 탈피하고

바로 다음 넘버링으로 넘어가는 것을 택했다.

(2016년까지의 브랜드 수식어 원칙대로라면 아이폰 8은 아이폰 7S가 되어야 한다.)

추가적으로 10주년 기념으로 제작된 스페셜 에디션 제품에는 로마숫자 표기를 차용하여 X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4세대 수식어 체계 (2018)

"아이폰 XR, 아이폰 XS, 아이폰 XS Max"


문제는 2018년 아이폰 XR, XS, XS Max 3가지 모델이 출시하면서 발생했다.

브랜드 명칭만을 봤을 때 XS는 기존의 프리미엄 모델로, XS Max는 XS 보다 디스플레이 및

사양이 조금 더 좋아진 모델로 XR은 보급형 모델로 XS 대비 열위를 지닌 모델로 인식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


하이앤드 스마트폰을 표방하는 애플 입장에서는 자사 제품 중 일부가 보급형으로 인식되는 것은

생각보다 심각한 문제다.

3개 제품 모두 프리미엄 모델이며 그 중 더 상향 프리미엄 모델들이 존재한다고 인식 되어야 한다.

(A등급, A+ 등급, S등급)

그러나 4세대 수식어 원칙은 자칫 잘못하면 B급, A급, A+급 3가지 유형으로 인식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우려는 실제가 되었다.

소비자들은 아이폰 XR을 XS의 보급형 제품으로 인식하기 시작했고 웹상에는

XR이 기존 아이폰과는 다른 보급형 제품이냐는 질문이 쏟아졌다.





출처: 네이버 지식인 게시글 캡처



사태가 커지자 애플 측은 언론 보도를 통해 아이폰 XR은 보급형이 아닌

XS와 버금가는 프리미엄 제품임을 여러 번 밝혔다.

(실제로 보급형으로 목표 포지셔닝을 설정했던 5C와 다르게 XR은 개발 단계에서부터

기존 제품들과 동일하게 프리머엄 포지셔닝을 추구했다고 한다.)

애플의 대처에도 불구하고 XR의 R이 Regular의 약자라는 의견이 정론으로 인정받는 등

소비자들의 잘못된 추측과 오인지를 막을 수는 없었다.


애매한 수식어는 결국 XR를 초기 목적과 다르게 보급형 모델로 인식 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참고로 R, S는 하이앤드 브랜드들,

특히 스포츠카 브랜드들이 모델명 뒤에 R, S를 붙이는 것에 착안하여 선정했다고 한다.)



5세대 수식어 체계 (2019 ~ 현재)

"아이폰 11 & 11 Pro & 11 Pro Max → 아이폰 12 & 12 Pro & 12 Pro Max"


일련의 사태를 겪은 애플은 2019년 출시된 제품부터는 새로운 수식어 체계를 도입하며

발 빠르게 수습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장 기본이 되는 제품의 명칭 (아이폰 11)을 기준으로 두고 스펙 차이에 따라

수식어 (11 Pro, Pro Max)를 추가하는 방식을 택했다.

지난 달 출시된 아이폰 12 시리즈도 해당 원칙이 동일하게 적용되었다.


이제 소비자들은 "아이폰 12 = 프리미엄 스마트폰"

"아이폰 12 Pro, Pro Max = 디스플레이, 재질 등이 더 향상된 초프리미엄 스마트폰" 으로

인식할 것이다. 프리미엄은 유지하면서 그 속에서 위계를 가장 효과적으로 나눈 방안이라 생각된다.





앞선 사례에서 볼 수 있듯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기업은

자신들의 특정 제품의 열위가 느껴지는 수식어 사용은 자제해야 한다.

제품 간 우위는 구분하되 열위는 표현되지 않아

모두 프리미엄이라는 영역 내에서 더 나은 프리미엄으로 인식되게 만들어야 한다.


상당히 어려운 영역이다.

이와 같은 어려움을 가장 잘 해결한 하얏트 호텔 그룹의 사례를 소개하며 포스팅을 마치고자 한다.


하얏트 호텔 그룹 수식어 체계





그림과 같이 하얏트는 Upper Scale 세그먼트의 브랜드 '하얏트' 기준으로 두고,

각 세그먼트별로 적합한 수식어 앞 / 뒤에 붙이는 방식을 통해 브랜드 간 이미지 자기잠식을 방지했다.


먼저 상향 확장 제품군은 브랜드 앞에 Grand, Park 등

규모감, 고급감이 느껴지는 수식어를 통해 프리미엄 호텔임을 명확히 느낄 수 있게 설계했다.

특히 수식어를 하얏트 앞에 붙임에 따라 키워드가 주는 프리미엄함이 강조되도록 했다.


하향 확장 브랜드 중 Upper Scale 세그먼트의 브랜드들은 뒤에 Regency, Centric 등의

개성 있는 수식어를 병기하여 고급감과 개성을 동시에 취하고 있으며,

가장 매스한 중저가 브랜드들은 제품 속성을 직관적으로 나타내는 Place, House로 역할을 구분하고 있다.


브랜드 계층구조 이론에서 브랜드 수식어는 브랜드로 구분되지 않는다.

그러나 애플과 하얏트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이론적으로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서

결코 소홀히 하면 안되는 중요한 요소다.


제품 이미지 혹은 개성 강화를 위한 수식어 (e.g 베스킨라빈스 엄마는 외계인)는 큰 어려움이 없을 수도 있다.

다만 제품 간 위계를 나타낼 시에는 자신들의 브랜드가 또 다른 브랜드의 악영향을 끼치고 있진 않는지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여러분의 브랜드 수식어는 어떠한가

"특정 제품에 더 많은 힘을 주고 있는 바람직한 수식어인가? 아니면 힘을 덜 준 잘못된 수식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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