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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육공컴퍼니 Jul 07. 2023

사명 변경 사례로 보는 기업 브랜드의 변화

360 Discovery

사명 변경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 본 

기업브랜드의 변화



최근 들어 국내 기업들의 사명 변경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기준으로 55개사가 사명을 변경했다고 한다.

최근 3년간 국내 기업들의 사명 변경 수치는 2018년 80개사, 2019년 95개사,

2020년 110개사 (상반기 기준으로 추정)로 점차 증가 중이다.





사명 변경 작업은 기존 브랜드 자산의 일부를 필연적으로 포기해야 하며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실례로 2018년 ING생명이 오렌지라이프로 사명 변경 시 책정한 리브랜딩 비용은 약 215억이라고 하며,

패밀리마트를 CU로 변경하면서 진행했던 BI 개발 비용,

가맹점 간판 교체 및 리모델링 비용, 기타 비용을 합치면 약 500억원 수준이라고 한다.


수백억의 비용을 들여서까지 기업이 사명 변경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하겠지만 (지난 리브랜딩 칼럼에서 볼 수 있듯)

아래와 같이 4가지 이슈로 구분할 수 있다.




1. 기업 간 인수합병

기업 간 인수합병 (M&A)으로 기업의 주인이 바뀜으로써 사명 변경이 필수적인 케이스다.

웅진코웨이는 사모펀드에 매각됨에 따라 웅진으로 사명을 변경했지만, 최근 재차 웅진그룹으로 매각됨에 따라 웅진코웨이로 변경했다.




2. 사업영역, 비전 변화

산업 간 경계가 희미해지고 이종 융합이 확산되는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기업의 비즈니스는 과거와 판이하게 달라진다.

더 이상 과거의 개념에 머무르면 생존이 어렵기에 향후

변화 할 비즈니스와 비전을 포괄할 수 있는 사명으로 변경되는 케이스다.

SK에너지는 에너지라는 키워드에서 볼 수 있 듯

업종을 국한한 사명으로 인해 확장된 사업 영역과 비전을 담기 어려웠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으로 변경하였으며 이는 석유 화학을 넘어 배터리, 소재 사업까지 확장하며

혁신의 대명사로 우뚝 설 수 있는 힘이 되었다.




3. Trend Out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기업이 지닌 이미지가 올드해져서 사명 변경이 필요한 케이스다.

삼탄은 유연탄 광산 개발에 성공하면서 자원 개발 전문기업으로 자리 잡았었다.

그러나 석탄 생산량이 점점 줄어 들고 석탄사업의 사양화가 진행됨에 따라

석탄 채굴 및 판매 중심의 이미지의 쇄신이 필요해졌다.

또한 삼척탄좌개발의 약자 형태로 글로벌 진출에도 적합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에스티인터내셔널(ST International)로 사명을 변경함과 동시에

자원 개발을 넘은 투자, 관리 회사로 도약하고자 한다.




4. 자사 경쟁력 약화

사명에 각 기업의 경쟁력이 직접 드러나는 경우는 많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면서 핵심 경쟁력 약화 / 새로운 경쟁력 확보를 위해 사명 변경을 진행하기도 한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으로,

계열사 한국타이어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로 각각 사명을 변경했다.

타이어 중심 경쟁력으로는 시장 대응 및 확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고

테크놀로지 기반의 이노베이션 그룹이란 새로운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해 위와 같이 사명을 변경했다.




그렇다면, 사명 변경 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다수의 사명 변경 프로젝트 경험에서 비춰볼때, (여러 부분을 염두하지만)

최우선 고려 요소로 아래와 같이 2가지를 뽑을 수 있겠다.




포인트 #1. "사명은 우리를 규정하는 메시지다"


사명 개발의 첫 단계이자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미래를 명확히 규정하는 메시지를 만드는 것이다.

메시지는 중장기적 비즈니스 지향점을 담아야 하며 이를 통해 대, 내외적 변화의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


사명 변경의 우수 사례로 꼽히는 SK이노베이션이 기존처럼 ‘에너지’ ‘정유’ 등 석유기업 이미지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했다면 2차 전지 같은 신사업 입지를 다지지 못하고 전통적인 사업구조에 머물렀을 것이다.


우리의 정체성은 무엇이며 향후 어떤 가치를 창출하는지에 대한 미래지향적이면서도

명확한 정의를 내리는 것이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포인트 #2. "사명은 우리의 미래를 담는 그릇이다"


또 다른 포인트는 현재의 실체와 더불어 미래의 가능성까지 담을 큰 그릇을 만들어야 한다.

작은 영역, 고착된 좁은 그릇은 날이 서있긴 하지만 향후의 비즈니스 방향성을 포괄하여 담기에는 많이 좁다.



최근 SK텔레콤, 기아자동차, NC소프트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여러 기업들이 사명 변경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이유도 그릇이 작아서다.

자신들이 향후 영위하고자 하는 비즈니스를 온전히 담지 못하고 과거에 한정되어 있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동 통신을 넘어 미디어 · 커머스 · 보안 등 ‘종합 ICT’ 사업으로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하고자 하는

SK 텔레콤은 텔레콤이란 키워드가 자신들의 향후 비즈니스 방향성을 담기에는 한정적이라고 판단하여

사명 변경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SK Tomorrow, SK Hyper-connect, SK Technology' 등 포괄적인 키워드를 통해

미래 지향점을 담은 후보안 중심으로 논의 중이라고 한다.


같은 맥락에서 기아자동차는 Automobile 생산 기업에서 Mobility 전문 기업으로 확장을 위해

카테고리 키워드인 자동차를 배제한 '기아'로

NC 소프트는 회사의 역량을 한정 짓는 소프트라는 키워드를 배제한 'NC'로 사명 변경을 논의 중이라고 한다.


[연도별 국내외 기업사명 유형]


위 그림은 199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국내외 기업들의 사명을 시계열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과거에는 기업의 제품, 서비스나 업역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명칭을 통해 직관성을 높이는 사례가 주를 이뤘다.

독특성과 차별성보단 명확성이 더 중요한 시대 배경을 고려했을 때 당연한 결과이며

현재에는 많이 쓰이지 않는 형태라고 볼 수 있다.

(물론 해당 기관의 명확한 업무 영역을 나타내야 하는 공공기관, 공기업에서는 아직도 많이 쓰이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각 기업만의 독특성과 차별성이 점차 중요해지게 되었으며,

시시각각 확장되는 비즈니스를 온전히 담을 키워드가 필요했다.

이에 따라 기업의 목표 포지셔닝을 연상적으로 드러내거나 새로운 의미를 담은 명칭을 개발하여

개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

(신생 기업들은 앞서 살펴 본 2가지 포인트를 염두해 두고 사명 변경을 개발하고 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사명을 변경한다는 것은 단순히 기업의 이름을 바꾸는 것을 넘어 정체성을 다시 정립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로 확장하는 것이다.

최근 우후죽순으로 사명 변경을 진행한 기업들이 변화된 사명에 걸맞는 비즈니스와 실체를 구현해주기를,

그리하여 성공적 사명 변경 케이스가 많아 지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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