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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취준생이라도 주말은 즐겁다

by 메모리
모두가 좋아하는 그날

주말에 일을 하는 사람들을 제외한 학생, 아르바이트생, 직장인, 모든 사람들은 일주일 중에서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요일이 있다. 그것은 금요일, 다음 날이 주말이기에 금요일에 불태워 놀아보자는 의미로 불금이라는 신조어도 생길 정도로 다들 금요일을 애타게 바라본다. 내가 회사에 다녔을 적에도 다른 날은 하루 종일 지치고 기운이 없었지만 금요일만큼은 출근 길이 가볍고, 하는 일조차도 웃음을 짓게 만들었다.


취준생은 주말이 의미가 있나? 매일매일이 주말이잖아?


맞는 말이다. 취준생은 어디에도 소속되어있지 않은 자유인의 몸이다. 평일날 어디를 놀러 가도, 대낮에 낮잠을 자도 상관이 없다. 하지만 어디에도 소속되어있지 않기에, 무소속으로부터 찾아오는 불안함과 주변으로부터 느껴지는 압박감은 마냥 편하게 있을 수 없게 만든다. 분명 우리는 죄를 지은 건 아니지만, 일을 하고 있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는 고개를 숙이고, 자존감이 낮아지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취준생들은 불금과 주말에도 열심히 공부를 하거나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그럼 취준생들은 주말에 뭐 하는데?

누군가는 도서관에서 자기계발서를 읽고, 누군가는 공원에서 조깅을 하며 마음을 달랜다. 또 다른 누군가는 밀린 자소서를 쓰며 한숨을 쉬고, 주말에도 구직 사이트를 통해 괜찮은 일자리가 있나 찾아보거나, 카페나 도서관 같은 곳에서 자격증 공부나 시험 공부를 하거나, 모두 나름의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주말이라고 해서 완전히 마음을 놓기란 어렵다. 다음 주에는 어떤 공고가 뜰까, 면접 연락이 올까, 아니면 또 한 주가 허무하게 지나갈까 생각을 하면서 한탄을 하고있을수도 있다.


취준생 주제에 주말에 쉰다고? 양심도 없구나?


취준생들이라도 분명 불금 저녁에는 친구들을 만나 술 한잔하고 싶을 것이고, 주말에는 어딘가 여행이라도 가서 힐링을 하고 싶어 할 것이다. 하지만 어디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은 불안함과 하루빨리 일을 해야겠다는 압박감은 결코 편히 쉬지 못하게 만든다.


그렇지만 나는 다른 취준생들과 다르게 금요일 저녁과 주말만큼은 불안함과 압박감에서 벗어나고자 노력을 하는 편이다. 물론 나도 평일에는 열심히 구직활동도 하고, 언어공부도 하고, 약간의 자기 계발도 하고는 한다. 그렇기에 평일에 노력한 나에게 해주는 보상이라고 생각하며 나는 금요일 저녁과 주말에는 조금이라도 편하게 있으려고 노력한다. 불안함과 압박감에서 벗어나고, 부모님의 눈치도 안 보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말이다.


주말을 맞이한 취준생들에게


새해가 밝았지만, 취업 시장은 여전히 차갑기만 하다. 경력자를 선호하는 분위기는 더욱 짙어졌고, 신입으로서의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오랜 시간 구직 활동을 이어온 사람이라면 더욱 숨이 막히고, 불안한 마음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끝이 보이지 않는 길 위에서,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지금이야말로 가장 암울한 순간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런 힘든 시간을 버텨내고 있는 여러분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진부할지 몰라도, 정말로 수고 많았다고.


하루하루가 불안하고, 압박감에 짓눌리고, 마치 발등에 불이라도 떨어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나도 이렇게 느끼고 있는데, 다른 취준생들은 오죽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주말만큼은 남들 눈치 보지 말고 잠시 쉬어가도 괜찮지 않을까. '취준생이 주말에 뭘 쉰다고?'라는 말이 들려올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잘못한 게 없다. 누구보다 열심히 달려왔고, 노력해 왔다. 그러니 불안과 압박감에서 벗어나, 잠시라도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럴 자격은 충분하다. 무엇보다, 아무것도 아닌 나도 이렇게 당당히 주말을 쉬고 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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