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연인 - 2

아직도 마음속에는 남아있는

by 메모리

최근에는 전 연인이 디스코드에 보이지 않아 조금은 마음을 내려놓고 있었는데, 오늘 갑작스레 디스코드에 찾아와 심장이 철렁했고, 사람들과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고는 많은 생각이 들었다. 2년 가까이 되는 세월 동안 내 일상에 물들었던 그녀를 잊기가 정말 쉽지 않았기에 종종 생각을 하곤 하는데. 뭐 하고 지내는지, 혹시나 다른 사람이 생겼는지 같은 미련하고 바보 같은 생각을 하곤 하는데, 오늘 갑자기 모습을 드러내니 몸이 움찔거렸다. 역시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것 같다. 또 어제 알게 된 사실이지만, 디스코드 친구도 끊어지고, 인스타그램도 차단을 당했다. 그 사실을 알게 되고 나서는 크게 동요된 감정은 없었지만, 왜 갑자기 그랬나 싶을 뿐이다.


나는 한없이 미련하고 한없이 어리석은 사람이 맞다. 6개월이 지나고 있는데도 아직도 말끔하게 잊지 못했으니까. 물론 내가 지내는 디스코드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사람들과 잘 얘기 나누... 예전만큼 밝은 모습을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문제없이 잘 지내고 있고, 잘 놀고 있지만 나의 내면은 그렇지 않다.


어제는 늦은 밤에 먹고 싶은 컵라면이 있었기에 혼자 근처 편의점을 향해 나섰는데, 11월치곤 추운 날씨에, 괜히 주변을 둘러보고 나를 3인칭 시점으로 바라보니 굉장히 나 자신이 초라해 보였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걸까 싶은 생각이. 집에 들어가기 전에, 뒤쪽 놀이터 쪽으로 가서 가만히 있다가 눈물을 흘릴 뻔했지만 눈물을 흘린다면 집에 가서 부모님께 들킬 것이 분명했기 때문에 울음을 참고 집으로 들어갔다. 왜 눈물이 났냐고 물어본다면, 당연히 이별을 당한 슬픔과 혼자가 됐다는 외로움과 아픔이 갑작스레 느껴졌기 때문이다.


1~3개월 때보다는 괜찮아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아프고 힘들어하고 있는 건 사실이니까. 정말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뭐든 할 텐데. 기적이 벌어지기를 쓸데없이 기도하고 있다.


이제 그만 아프고 싶다. 행복해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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