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계절

by 막창국밥먹고싶다


너 없는 계절을 처음 맞이했다.


사람들은 계절이 변하면 옷장을 정리하고,

마음도 조금은 바꾼다던데.


나는 옷장 앞에서 멍하니 서 있다.


작년에 입었던 그 옷을 보면,

네가 묻어나온다.


소매 끝에 남아 있던 향기,

그날 너와 함께 걷던 바람,

그 모든 순간들이 옷감처럼 구겨져 있다가,

갑자기 펼쳐진다.


익숙했던 거리의 색깔도,

함께 걷던 길의 소리도 어쩐지 멀게만 느껴진다.


햇살은 여전히 눈부신데,

그 햇살을 나눌 사람이 사라졌다는 것만 다르다.


그리움은 항상 갑자기 찾아온다.


거리를 걷다가 문득,

네가 좋아했던 노래가 카페에서 흘러나오면

아무렇지 않은 얼굴을 하려 애쓰다가,

내가 생각보다 괜찮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사람들은 시간이 해결해준다고 했지만

시간은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않았다.


다만, 감정을 숨기는 법을 조금 더 배운 것뿐이다.


이 계절이 지나면, 다음 계절이 오겠지.


그리고 또 그다음.

그렇게 하나씩,


너 없는 풍경에 나를 익숙하게 만드는 중이다.


그게 사랑의 끝이고,

그게 나의 일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