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애가 뱃속에 있을 때 만든 노래

by 푼푼

첫 애가 뱃속에 있을 때 우리는 설레는 마음으로 만들었던 노래가 있다.

초음파 사진으로 아기의 옆모습을 보고 벌써부터 우리 중 하나를 닮았다며 들뜬 기분으로 만든 노래다.

아이의 태명은 '보니'였다.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제목: 보니


보니야 넌 우주에서

어느 별을 타고 왔니


보니야 넌 뱃속에서

두리둥실 떠 다니니


기지개를 쭉 펴고 있니

내 목소리를 듣고 있니

난 니가 어떻게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


동그랗게 낮은 코는

벌써 나를 닮은거니


선명한 니 발바닥은

엄마 발을 꼭 닯았네


기지개를 쭉 펴고 있니

내 목소리를 듣고 있니

난 니가 어떻게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


보니야 넌 우주에서

어느 별을 타고 왔니


보니야 넌 뱃속에서

두리둥실 떠 다니니




그 후로 시간이 7년 넘게 흘렀다.

우연히 이 노래를 다시 불러볼 기회가 있었다.

아내와 나는 울컥했고 살짝은 소름이 끼쳤다.


우리 아이에게 자폐가 있을 것이라고는 1도 생각하지 않았던

그때의 우리가 보였다.

당시에 우리는 아이가 뱃속에서 행복하게 자라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 때 아이는 사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을까?

다시 생각해 본다.

아내가 임신 했을 당시 큰 출혈이 한번 있었다.


태반에 문제가 있어 출혈이 생긴 것이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아이에게 공급되는 혈액의 양이 줄어든 다는 사실을 들었다.


의사 말로는 우리가 현재로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그저 괜찮을 거라고 우리를 안심시켰다.

무심해 보이는 의사의 표정에서

정말 별 일이 아닌 것인지 우리는 수없이 헷갈려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아기가 태어났다.

신체적으로 멀쩡해 보이는 아기 모습에 우리는 안심했다.

하지만 그 시간은 딱 2년 정도였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 때 태반의 문제가

아이의 자폐가 발생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할 수록 아이에 대한 죄책감이 커져만 갔다.

하지만 의사 말대로 당시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렇게 수많은 비하인드 스토리가 임신 당시에 흐르고 있었다.

우리는 아무것도 몰랐다.


그저 순수하고 해맑게 만들었던 우리의 노래를 다시 불러 보면서

많은 감정이 교차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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