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시키는 엄마마음

결혼준비하는 아들을 보며....

by 하늘마루

아들이 예식장과 날짜, 시간을 잡으며 분주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보니 새벽마다 워킹맘으로 출근길에 아들의 손을 잡고 버스 타고 종로에 위치한 어린이집으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종종걸음 치던 그때가 그리워진다. 그동안 함께한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면서,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한다. 어린 시절, 그의 손을 잡고 함께 걸었던 길, 처음 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지켜보던 순간, 그리고 힘들 때마다 내게 기대던 그 모습들이 하나하나 떠오른다. 그때는 그저 "너무 어리네"라고 생각했던 아이가 이제는 결혼을 하려 하니, 한편으로는 큰 변화를 맞이하는 그를 보며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지난 시절 아들만이 내 세계의 중심이었다. 그의 작은 손이 내 손을 잡을 때, 나는 그가 무엇을 하든, 어디를 가든 다 지켜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느꼈었다. 어느덧 그 아이가 성인이 되어, 독립적인 존재로서 인생을 살아가려 한다. 그 모든 변화가 자연스러운 것이고, 또 너무나도 기쁜 일인 걸 알지만, 한편으로는 내게 남은 아들이라는 존재가 조금씩 멀어지는 것 같아 마음이 섭섭하기도 한다. 그리고 결혼이라는 큰 결정을 내리며, 그가 새로운 가정을 이루는 모습을 상상하며 그가 선택한 사람을 나는 잘 알지 못하지만, 그를 믿고 보내야 한다는 책임감이 느껴진다. 그와 함께 할 또 다른 가족, 새로운 인연들이 만들어지는 순간이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아들이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이 보름달만큼 더 커진다.


살아보니 결혼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결혼이란, 두 사람이 서로의 인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하는 일이며, 단순히 법적인 관계를 맺는 것을 넘어서, 서로의 삶을 존중하고 이해하며 살아가겠다는 깊은 약속이다. 결혼은 사랑의 완성이 아니라, 사랑을 시작하는 또 하나의 방식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종종 결혼을 ‘함께 사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 말속에는 단순한 동거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 함께 산다는 것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건강할 때나 아플 때나 서로를 지지하고 받아들이는 것을 포함한다. 나 아닌 타인을 내 삶의 중심에 두고, 그 사람을 위해 스스로를 조금씩 바꿔나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결혼은 때로 현실적인 타협을 요구하기도 한다. 두 사람의 성장 배경, 생활 습관, 가치관이 전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혼은 이해와 인내, 존중과 소통 없이는 결코 유지될 수 없다. 사랑만으로는 부족할 때도 많고, 그 사랑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의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결혼은 고된 만큼 따뜻하다. 누군가와 삶을 함께한다는 것, 하루의 끝에 돌아갈 사람이 있다는 것은 큰 위로이자 힘이 된다. 혼자라면 외로웠을 많은 순간들을 함께 이겨낼 수 있는 동반자가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결혼은 완벽한 사람끼리 만나서 완벽한 관계를 이루는 것이 아니다. 서로 부족한 존재들이 만나, 그 부족함을 보듬으며 더 나은 사람으로 함께 성장해 나가는 여정이다. 때론 실망도 하고 상처도 받지만, 그 안에서 진짜 사랑이 무엇인지 배워가는 과정이다. 결국 결혼이란, 나보다 '우리'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선택이다. 긴 인생의 길에서 함께 울고 웃으며 걸어갈 수 있는 한 사람을 만나,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나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결혼이 가진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눈을 감고 아들결혼식 날을 상상해 본다,

나는 아들을 보내는 엄마의 마음으로 그를 바라본다. 그가 나를 떠나 새로운 길을 걷기 시작하는 순간, 눈물이 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부모로서, 그의 결혼이 또 하나의 중요한 발걸음이기를 희망한다.


결혼식에서 아들의 손을 잡고 있는 그 순간, 내 마음은 묘하게 가벼워지기도 하고, 동시에 무겁기도 하겠지. "그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스쳐가지만, 결국 그는 이제 성인으로서 스스로의 삶을 만들어가야 한다. 나의 역할은 이제 그가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사랑과 지혜를 주는 것 정도일 것이다. 아들이 결혼하는 것은 나에게는 슬프면서도 기쁜 일이다. 이제 그는 나의 품을 떠나, 새로운 가정을 꾸리게 된다. 하지만 그가 얼마나 행복하든지, 나는 항상 그의 뒤에서 응원하고 있을 것이다. 그가 선택한 사랑을 진심으로 지지하며, 그의 새로운 여정이 아름답게 펼쳐지길 바란다.


결혼을 통해 아들이 자신만의 삶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그 사랑을 더욱 풍성하게 채워가기를. 그 모든 순간이, 그가 진정으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며, 아들을 보내는 그 마음을 담아, 나는 오늘도 그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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