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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 구름 위에 바다.

즉흥 여행.

by 무지개호랑이

나는 일에 치여 몸과 마음에 큰 상처들이 났었다. 누군가에 의해 상처가 생긴 것이 아니다. 완벽하게 일을 하고자 하는 마음. 남에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는 마음. 많은 돈을 벌기위한 마음. 모두 아무도 시키지 않았음에도 내가 만든 상처들이다. 더 이상 아프지 않기 위해 생각했다. 그래서 잠시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무작정 떠났다.

제주도 가는 하늘길

구름 위에 하늘은 마치 바다를 거꾸로 놓은 느낌이었다. 계획에 없던 여행이어서 걱정을 가지고 출발했지만, 드넓게 펼쳐진 하늘에 던져버렸다. 그리고 과거 나의 행동들도 하나씩 던져버렸다. 내가 만든 상처들과 울었던 시간들. 나의 모든 것들을 던졌다. 나는 더 이상 던질 것이 없었다.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았다.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저 마음 깊숙한 곳까지 시원한 바람으로 식히는 느낌. 사람들이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바다를 보고 힐링이 된다는 것이 이런 느낌이구나 싶다. 누군가는 이런 하늘을 보고 어떤 느낌을 받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물어보고 싶다.


"그대들은 저 넓은 바다에 무엇을 던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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