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와 실재 #02
사유가 시작되는 순간, 나는 더 이상 물질의 일부가 아니다. 내 손이 닿는 모든 것이 실재인 듯하지만, 내 의식은 그 경계를 벗어난다. 나는 사유하는 존재로서, 실체가 아니라 사상의 흐름 속에서 떠다닌다.
생각은 나를 해체한다. 육체는 여전히 여기 있지만, 나는 그것을 인식할 수 없다. 나라는 존재는 의식의 파동 속에서 산산이 흩어진다. 물질과 의식의 경계는 모호해지고, 나는 물질적인 무게를 잃은 채 공허 속으로 사라진다.
나는 내가 누구인지 묻는다. 그러나 대답은 언제나 흐릿하다. 생각하는 순간, 나는 나 자신을 분해하며 의미 없는 기호들 속에 갇힌다. 사유의 과정 속에서 나는 점점 희미해지고, 그 희미해진 나를 인식하는 순간 다시 한 번 사라진다.
나는 실체가 아니다. 나는 의식의 흔적이며, 사유의 그림자다. 내 존재는 단단한 것이 아니라 유동적인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동안, 나는 오직 그 생각 속에서만 존재한다. 사유가 멈추는 순간, 나는 다시 허공으로 흩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