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와 실재 #03
나는 꿈을 꾼다. 꿈속에서 나는 나 자신을 현실이라 믿는다. 나는 꿈속의 공간을 걷고, 꿈속에서 두려움을 느끼고, 그곳에서 사람들과 대화한다. 그러나 꿈에서 깨어나는 순간, 모든 것이 허물어진다. 방금 전까지의 실재는 한순간에 허상으로 변하고, 나는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하지만 현실은 진짜인가? 지금 내가 깨어 있다고 믿는 이 순간조차도 꿈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나는 이곳에서 사유하고, 감각하며, 존재하지만, 그것이 ‘진짜’라는 확신은 어디에서 오는가? 꿈과 현실을 구분하는 유일한 기준은 익숙함이다. 우리는 반복적으로 경험한 세계를 현실이라 믿고, 낯선 세계를 꿈이라 단정 짓는다. 그러나 익숙함이 진실의 기준이 될 수 있는가?
때때로 꿈은 현실보다 더 강렬하다. 꿈에서 느끼는 감정, 공포, 기쁨은 현실에서보다 더 생생하게 남아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꿈에서 깨어나면 그것을 부정한다. ‘그건 꿈이었어’라고 말하며, 한순간에 경험을 지워버린다. 그러나 현실이 꿈과 다르다는 것을 입증할 방법은 있는가?
나는 가끔 현실에서 깨어나는 순간조차도 또 다른 꿈 속에서 깨어나는 것일 뿐이라는 두려움을 느낀다. 만약 지금 내가 믿는 이 세계조차도 하나의 거대한 꿈이라면, 우리는 언젠가 어디서 깨어나야 하는가? 우리가 현실이라고 믿는 것은 단지 우리의 인식이 익숙해진 공간일 뿐이며, 우리는 그 익숙함 속에서 진실과 허구를 구분한다. 그러나 그것이 진짜라는 보장은 없다.
우리는 현실을 살아간다고 믿는다. 그러나 만약 현실도 언젠가 깨어날 꿈이라면, 우리는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