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와 실재 #04
존재를 탐구하는 내 여정은 언제나 이데아에 대한 신뢰 속에서 이루어졌다. 나는 이성이 세계를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이며, 존재의 본질은 혼돈 속에서도 질서를 유지하는 절대적인 원리에 의해 지탱된다고 믿었다. 그러나 현실은 나의 믿음을 조롱하듯 무너뜨렸다.
나는 이상을 좇았다. 세상은 논리적으로 설명될 것이며, 인간 사회는 합리적으로 작동할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현실은 철저히 부조리했다. 선한 사람이 짓밟히고, 도덕은 형식에 불과했으며, 법은 유린당했다. 윤리는 구호일 뿐이었고, 진리는 권력자의 필요에 의해 조정되었다. 나는 이데아를 현실에서 찾으려 했지만, 그것은 허망한 환영에 불과했다. 실체가 없었다. 그것은 단지 나의 기대 속에서만 존재하는 개념이었다.
이성이 나를 보호해 줄 것이라 믿었지만, 그것은 오히려 나를 더욱 깊은 나락으로 끌어내렸다. 내가 구축한 논리적 체계가 현실의 혼돈 앞에서 무력하게 무너지는 순간, 나는 허공을 붙잡으려 했다. 하지만 실재라 여겼던 모든 것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갔다. 나는 모든 것을 의심해야 했다. 질서는 허상이었고, 법칙은 인간이 만들어낸 편의적 구성에 불과했다. 이성이 가리키는 방향이 나를 구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깊은 어둠으로 이끌고 있었다.
이데아가 나를 구원할 것이라 믿었지만, 그것은 내 손끝에서 흩어졌다. 나는 이데아를 향해 손을 뻗었지만, 그것은 닿을 수 없는 이상에 불과했다. 모든 것이 형체 없이 사라졌다. 나는 허상 속에서 허상을 좇았던 것이었다.
나는 다시 물었다. 존재란 무엇인가? 실재란 무엇인가? 내가 믿어왔던 진리는 단순한 개념적 유희였던가? 만약 실재란 인간이 정의할 수 없는 무형의 흐름이라면, 나는 그 흐름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이성이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다면, 나는 무엇을 붙잡아야 하는가? 나는 불안 속에서, 절망 속에서, 고통 속에서 몸부림쳤다. 내가 믿어왔던 모든 것들이 무너지는 순간, 나는 존재 자체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