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와 실재 #07
나는 외롭다. 끝없는 고통 속에서 나는 나를 달랠 수 있는 것을 찾는다. 그러나 무엇도 나를 채워주지 않는다. 나는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 실재가 허상이고, 내가 믿었던 모든 것들이 무너졌을 때,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외로움은 나를 갉아먹는다. 그것은 나를 파괴하고, 나를 약하게 만든다. 나는 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무엇이든 붙잡으려 한다. 그러나 철학은 차갑다. 이성은 나를 지탱해주지 못한다. 나는 이론으로, 논리로, 관념으로 이 외로움을 이겨낼 수 없다. 나는 육체를 찾는다. 감각을 찾는다.
나는 에로티즘에 몸을 맡긴다. 그것은 나를 사유의 고통에서 해방시켜 줄 것만 같다. 욕망은 순간적이다. 쾌락은 깊지 않다. 그러나 그 순간만큼은, 나는 현실을 잊는다. 존재의 무게를 느끼지 않는다. 나는 고통을 잠시나마 지운다. 육체는 생각하지 않는다. 육체는 질문하지 않는다.
나는 본능의 흐름에 몸을 맡긴다. 나의 모든 것이 무너지고, 내가 쌓아왔던 사유가 흔들릴 때, 나는 나 자신을 욕망 속에서 던진다. 그 순간,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순수한 감각만이 된다. 살결과 온기, 열기와 숨결 속에서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그것이 나를 구원해줄 것이라 착각한다.
그러나 욕망은 나를 구원하지 않는다. 욕망은 충족되는 순간, 다시 나를 허무 속으로 던진다. 나는 더 갈구하고, 더 깊이 빠져들지만, 결국 나는 더욱 공허해진다. 욕망은 나를 가득 채우는 것이 아니라, 더욱더 나를 비워버린다.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나는 무엇을 찾아 헤매는가?
욕망의 끝에는 오직 고통이 있다. 나는 그것을 알면서도, 다시 탐한다. 나는 스스로를 구원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끝없이 추락한다. 나는 고통을 잊기 위해 욕망을 탐하고, 욕망이 지나간 자리에서 더욱 깊은 고통을 마주한다. 나는 스스로를 기만한다. 나는 나를 속이며, 허공 속으로 몸을 던진다. 그리고 나는 다시 고통 속에서 깨어난다.
나는 벗어날 수 없는 굴레 속에 있다. 나는 욕망과 고통 사이에서 부유한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 이것이 끝없는 순환이라는 것을. 나는 영원히 나 자신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나는 그 사실을 알면서도, 다시 욕망으로 향한다. 다시, 그리고 다시.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