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주민등록지에 가고 싶지 않다.
내 주민등록지는 성북구 숭인로 2길에 있는 동부센트레빌 아파트이고,
내 거주지는 성북구 오패산로 17길에 있는 단독주택 101호이다.
내 주민등록지에는 3.40층 아파트가 즐비하고,
내 거주지는 6층짜리 삼양라면 본사건물이 제일 높은 신속통합개발지역이다.
내 주민등록지에는 현대백화점이 있고
내 거주지에는 효성할인마트가 있다.
주민등록지에 있는 현대백화점 카라이 우동정식은 만 육천 오백 원이고,
거주지에 있는 순창집 순댓국은 작년보다 천 원 오른 팔천 원이다.
내 주민등록지에는 세련되고 멋진 젊은 부부들이 아기 유모차를 밀고,
내 거주지에는 폐지 모으러 다니는 아줌마가 리어카를 끈다.
주민등록지 커피숍에서는 예쁜 옷을 입은 여자들이 우아하게 커피를 마시고,
거주지 골목길에는 아저씨가 종일 뻥튀기를 튀기고, 삼양라면 본사는 돈 많이 벌어 이사 간단다.
나는 주민등록지에 가고 싶지 않다.
내 유전자는 사람 냄새를 좋아하는 것이 분명하다.
아니, 수구초심인 것이다.
아니, 아니, 사람냄새가 환장하게 그리워
가출한 것이다.
이제는 나 버리고 가는 삼양라면 안 먹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