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해 주신 외삼촌께 감사드리며
아버지!
62년 전에 떠나셨으니
거기서 회갑, 진갑 다 지내셨소
뭐가 그리 급하셔서
네 살배기 이놈 놔두고
그리 빨리 가셨소
어느 날, 문득
빛바랜 아버지 사진 속에
내가 있습디다.
오늘, 전주에서
친구들과 술 마시는 내 모습에
나 논두렁 데리고 가서 미꾸리 잡고,
추어탕 끓여, 동네 사람들 불러
막걸리 마시던 아버지 있습디다.
이제 울 엄마 가시면
아버지, 뛰어나와
이놈 소식도 물어주소
"네 살배기 아들놈 잘 컸냐?"라고
울 엄마
"우리 아들
밥이나 먹고 다니는지 모르겠다"며
걱정할 거요.